김병준 출마설에…수성갑 ‘화약고’
김병준 출마설에…수성갑 ‘화약고’
  • 윤정
  • 승인 2019.11.03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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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천·이진훈·정상환 등
한국당 공천 겨냥한 주자들
“TK 전체 선거판 흔들 악재
당 대표급은 수도권” 주장
공천과정 거센 후폭풍 예고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정순천 당협위원장
정순천 당협위원장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정상환 변호사
정상환 변호사
총선이 5개월여 앞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대구정치 1번지라 불리는 ‘수성갑’ 지역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최근 수성갑 출마를 노골화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공천을 노리는 정순천 당협위원장,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정상환 변호사는 “명분을 잃었다”며 강력 반발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어 향후 공천과정에서 보수분열 등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수성갑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한국당) 후보로 나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꺾고 당선됐다. 당시 험지라 불렸던 대구에서 당선된 김 의원은 일약 대권주자로 불리며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했지만 최근에는 조국사태와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에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시절 대구에 내려올 때마다 기자들에게 “고향인 경북 고령은 물론 대구·경북(TK)지역에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 다만 당에서 어렵고 궂은일을 시키면 마다하지 않겠다”라고 여러 차례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 김 위원장이 공식·비공식적으로 대구를 찾으며 수성갑 출마를 염두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자 수성갑에서 표밭을 누비고 있는 다른 예비 후보들이 적극 반발에 나서고 있다.

정순천 당협위원장은 3일 “김 전 위원장이 수성갑에 출마하게 되면 보수의 분열과 혼란이 촉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수성갑 출마와 당선이 진정 영남 지도자가 되는 것이냐. 출마를 부추기는 일부 간언자들의 혀에 속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정 X맨이 아니라면 그러한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의 출마는 보수의 싹을 짓밟아 뭉개는 일”이라며 “지금까지 수성갑은 중앙에서 누릴 거 다 누린 분들이 30여 년 동안 황금빛 옥토를 자갈밭 황무지로 만드는 바람에 지난 총선에서 좌파에게 빼앗긴 지역”이라며 반발했다.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도 김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설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전 구청장은 “이번 총선에서 TK지역 승패는 수성갑 판세가 상당부분 좌우할 것”이라며 “김 전 위원장이 수성갑에 출마하게 되면 TK전체 선거판을 뒤흔드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요직을 역임하고 열린우리당 경력을 가지고 있어 일시적으로 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맡았다고 하더라도 지역에선 진정한 보수인사로 평가받지 못한다”며 “본인은 TK정치 구심점 역할을 말하지만 내심은 대권잠룡과 대결해 손쉽게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권욕을 앞세운 지역구 선택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지로 변한 수성갑 출마는 명분을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구청장은 “김병준·홍준표 등 당 대표급 인사들은 당이 어려운 수도권에 출마해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수성갑은 본선 경쟁력이 확실히 검증된 후보를 대상으로 경선을 통해 선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공천을 노리는 정상환 변호사(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도 완곡한 표현으로 김 전 위원장의 출마설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정 변호사는 “김 전 위원장이 수성갑에 나오더라도 정정당당하게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가급적 당 대표급 인사는 선당후사 정신으로 당이 어려운 지역에 출마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가 오는 7일 수성구 호텔 라온제나에서 ‘노예에서 시민으로’, ‘대통령의 용기’ 두 권의 책에 대한 출판기념회를 연다. 정 변호사는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수성갑 출마를 공식화하고 활발한 행보를 통해 지역 유권자들과 소통을 할 예정이다.

TK정치권 관계자는 “누구나 지역구 선택의 자유가 있는 것이지만 당 대표급 인사들의 대구 출마설은 선당후사 정신의 명분을 잃은 것”이라며 “만약 김 전 위원장이 수성갑에 출마하게 되면 다른 후보들과 경선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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