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침구 제조 ‘평안’, “장기근속자 늘어나 경쟁력 높아져”
고품질 침구 제조 ‘평안’, “장기근속자 늘어나 경쟁력 높아져”
  • 이아람
  • 승인 2019.11.04 21: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직원 175명 중 15명 장애인
의무고용률 2배 이상 웃돌아
타 직원과 급여 등 차별 없어
작업지도원, 맞춤형 일터 제공
“자동화에도 사람 손은 필요
장애인이 그 역할 수행 가능”
 

대구·경북지역 장애인 고용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장애인 법정의무고용률을 지키기보다 과태료격인 고용부담금을 지급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기업 간 만연한 것으로 읽힌다. 대기업 부재로 장애인 고용을 활성화할 산업 동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구지역 15세 이상 장애인 고용률은 3년 전(2016년)만 해도 7대 광역시 중 가장 높은 37.6%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7년 29.7%로 7.9%포인트 급감한 뒤 지난해(28.1%) 전국 꼴찌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국 평균인 34.5%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북도 비슷한 추세다. 경북 장애인 고용률은 2016년 31.3%에서 2017년 36.0%으로 소폭 상승한 뒤 지난해 28.5%로 7.5%포인트 떨어졌다. 16개 시·도 중 끝에서 2위 정도다.

장애인 고용 및 편의 등은 국가 성숙도와 직결된다. 이를 원활히하려면 지역 기업과 국민의 인식 전환이 필수적이다. 편견과 차별을 넘어서 기업경쟁력을 높인 지역 기업을 찾아 노하우를 소개하고, 이들 업체에 실제 근무 중인 장애인 근로자도 만나본다. <편집자주>
 

 

 

강진구(63) 평안 CEO.
강진구(63) 평안 CEO.

 

장애인 고용 모범업체를 찾아서, 고품질 침구 제조 ‘평안’

“입사 후 적응을 끝낸 장애인 직원들은 누구보다 성실히 일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근속자가 늘어나 경쟁력이 높아지죠.”

강진구(63) 평안 최고경영자(CEO)는 장애인 근로자 채용의 장점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평안은 대구 성서산업단지(달서구 대천동 603-9)에 위치한 침구류 제조·판매 회사다. 1990년 원단 제조업체로 설립돼 원단 날염, 봉제, 침구 생산, 섬유기계의 개발 및 생산까지 자체 생산하는 대구 대표 섬유업체 중 하나로, ‘아망떼’라는 침구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더 친숙하다. 임직원 수는 175명, 장애인 근로자는 15명으로 장애인 고용률이 8.6%에 달한다. 법정 장애인의무고용율인 3.2%를 2배 이상 웃도는 모범적 수치다. 장애인 직원과 비장애인 직원간 승진과 급여에 차별이 없도록 대우 하고, 작업지도원과 직업생활 상담원를 배정해 맞춤형 일터를 제공한 점도 눈에 띈다. 이에 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으로부터 ‘장애인 표준사업장’, ‘철탑산업훈장’, ‘공정일터’ 인증 등 사회적 관심과 응원을 받았다.

지적장애 1급인 유재준(31)씨가 평안에서 근무하는 모습.
지적장애 1급인 유재준(31)씨가 평안에서 근무하는 모습.

 

평안에서 근무 중인 유재준(31·지적장애 1급)씨는 서부공고 재학 당시 현장실습을 나왔던 것이 계기가 돼 입사했다. 새로운 환경이 낯설기도 했으나 동료들간 회식 등으로 금세 적응했다.

유씨는 “먼저 취업한 선배들의 성실함이 기업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줘 졸업 후 바로 취업에 성공했다”며 “입사 후 지금의 아내를 만나 예쁜 딸도 낳고 어머니도 모시고 살고 있다. 열심히 일해 좀 더 넓은 집에서 사는 것이 꿈이다”고 웃어보였다.

아망떼_이미지3-윈터타임
침구 브랜드 아망떼 ‘윈터타임’ 제품 이미지 컷. 자체 생산 공장에서 제작해 믿을 수 있고, 가격의 거품을 낮춰 실용성을 높였다. 솜 뭉침 및 빠짐도 적어 몸선을 따라 차분히 감싸준다.

강 CEO는 물류, 배송 및 단순반복 업무 구간 근로자의 입·퇴사가 잦자 장애인 고용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첫 채용 당시 장애인 근로자들의 어설퍼 보이는 행동들에 걱정도 앞섰으나, 하나부터 열까지 섬세하게 알려주자 적응력이 날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존 직원과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을까’에 대한 노파심도 있었다. 강 CEO의 경우 가족 중 장애인이 있어 거부감이 적었으나, 기존 근로자들은 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근로자들이 장애인 근로자를 이해하게 되고 서로 잘 어울렸다고 그는 말했다. 물론 직급의 구분이 없는 말투나, 침묵 등 돌발 행위를 할 때도 간혹 있으나 이들이 근무를 시작하고 회사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밝아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 밖에 장애인 근로자 채용 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구지역본부로부터 장애인 의무고용 초과인원에 따라 매월 한 사람당 30만~60만 원까지 고용장려금을 지급받는 등 금전적인 지원도 있어 실제 장애인 근로자 처우개선 등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강 CEO는 “노동환경이 급변하는 자동화 틈바구니에서도 사람의 손길은 반드시 필요하다. 장애인들이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음을 경험 중이다”며 “장애인 채용은 지역 기업이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최상의 사회공헌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구지역본부의 직무분석, 맞춤훈련 등을 통해 기업에 적합한 장애인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