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 치료법 담은 옛 의서 발견… 국학진흥원, 안동 금포고택서 기탁 받은 ‘보적신방’ 공개
마마 치료법 담은 옛 의서 발견… 국학진흥원, 안동 금포고택서 기탁 받은 ‘보적신방’ 공개
  • 지현기
  • 승인 2019.11.04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시대 악성 전염병 천연두
원인·예방법·해독법 등 기록
한의학 이론에 정통한 변광원
中·조선 학자 의견 모아 집성
조선시대마마치료법
조선시대 마마 치료법을 담은 보적신방.

조선시대 공포의 전염병이었던 마마(천연두)의 예방 및 해독법을 담은 희귀 전문의료서적이 안동에서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이 안동시 임하면 금포고택이 기탁한 의료 관련 50여점을 비롯한 한국학 자료 543점 가운데 조선시대 마마 치료법을 담은 ‘보적신방’을 발견해 공개했다.

‘보적신방’은 유년기에 걸리는 마마에 관한 전문 의료서적으로 마마에 대한 원인과 예방법, 해독법 등이 명료하게 설명돼 있다.

천연두, 두창, 홍역 등으로 불리는 마마는 발열, 수포, 농포가 수반되는 급성 질환으로 조선시대 사망률이 매우 높았던 악성 전염병이다. 마마가 창궐한 뒤에는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기 때문에 절대적인 외경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책 이름 보적(保赤)은 중국 유학경전 서경(書經)에 ‘갓난아이를 보호하듯’이란 구절을 인용해 제목으로 삼았다.

자기 자식을 키울 때 정성을 다하듯 의술을 베풀 때도 마음을 다 기울여야 한다는 존애(存愛) 뜻이 담겼다.

신방(神方)은 신비한 처방 또는 신기한 방법이란 뜻으로 의료 서적 제목에 자주 쓰인다.

책 크기는 가로 7cm×세로 19cm이고 60쪽 분량 앞뒤 양면에 붓으로 단정하게 필사했다. 체재는 서문과 권1, 권2, 필사 기록 순으로 구성했다. 장정(책 겉장, 면지, 도안, 색채, 싸개 따위 겉모양 꾸민 것)은 한지를 이어붙여 똑같은 크기로 접고 좌우 면에 표지를 붙인 이른바 절첩장(折帖裝) 형식이다.

보적신방 첫머리에는 1806년에 퇴계학파 관료학자 권방(1740∼1808)이 지은 서문이 붙어 있다.

권방은 서문에서 “갓난아이를 돌보듯 하면 병은 자연히 치료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마마 치료도 의원 성심성력에 달려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보적신방 저자는 변광원으로 본관은 밀양, 자는 여정, 호는 요산이다.

아버지 변중관은 전의감정, 변광원도 전의감 직장을 지냈다.

가학을 계승한 변광원은 한의학 이론에 정통해 자기 호를 딴 요산신방(樂山神方)을 지어 만병을 치료하는 바탕으로 삼았다.

마마 치료와 관련한 중국과 조선 학자들 제설(諸說)을 집성하고 자기 견해를 덧붙여 보적신방을 편찬했다.

그는 이 책에서 당대에 이미 일가를 이룬 명의로서 의원이 지녀야 할 최고 덕목인 존애 정신에 기초해 마마에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마마에 걸리더라도 부족한 정기를 보충하고 질병 기운을 감소하면 몸이 조화를 이뤄 병이 스스로 물러난다고 생각했다.

그는 병 예방을 중시하고 증상에 따라 적합한 여러 가지 치료법을 마련했다. 내용을 보면 권1은 두진 근원, 예방법, 증세, 전염, 약물치료 등을 서술하고 방제 여러 효능, 약물이 작용하는 원리, 구성 약물 성분을 언급했다.

또한 발병 전에 예방을 중시하며 마마 색깔, 금기사항, 식이요법, 약물 복용 때 준수할 사항 등도 넣었다.

권2는 마마 여러 가지 증세를 합리적으로 다양하게 논술한다.

발열, 발진, 수포, 해수, 중풍, 불면증, 구토 등 원인과 증상, 그리고 약방, 음식 등 치료와 관련해 간략하나 명료하게 제시했다. 책 뒷부분에는 안기역 관아에서 1806년 음력 12월에 쓰기 시작해 이듬해 음력 1월에 끝마쳤다는 사기(寫記)를 기록했다.

국학진흥원은 보적신방 가치를 우선 마마 치료에 이론적 연구와 일상에 직접 활용한 처방이 조화를 이루며 합리적으로 제시한 점을 든다.

또 생명을 중시하는 활인(活人) 정신과 사물을 구제하려는 존애 인식이 책 곳곳에 묻어나고 권방의 서문 자체가 한의학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안동=지현기기자 jhk@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