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노조 대립, 상호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도의회-노조 대립, 상호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 승인 2019.11.0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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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
경북본부장
경북도의회의 정책보좌 인력 신규채용을 둘러싸고 도의회와 경북도청공무원 노조가 팽팽히 맞서 있다.

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달 14일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의회 정책보좌지원 인력 20명의 신규채용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도의회도 곧바로 의장명의의 입장문을 내는 등 대응에 나섰다.

노조의 반대의견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입장문에는 도의회의 기능강화는 지방분권의 큰 흐름에 따른 것이며, 노조에서 제기하는 문제점들은 부정적 시각에서 본 기우라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성명서와 입장문을 통해 서로간의 의견 차이만 확인했을 뿐, 노조와 도의회와의 갈등 양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사건의 발단은 도의회가 정책전문인력이란 명분으로 시간선택제 임기제 20명을 신규 채용키로 하고 2020년 예산 8억원을 예산부서에 요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양측의 주장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공무원 노조가 내세운 반대 이유는 크게 4가지다. 먼저 지방의회의 정책보좌관제도를 규정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라 향후 법 개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도의회의 일반직 직원과 입법정책부분의 임기제 공무원으로도 충분히 의회활동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도의회에서 요구한 20명의 신규인력은 결국에는 의원들의 개인비서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고 말한다. 끝으로 인력 증원은 집행부와도 연계된 중요한 문제인데도 의견수렴 한번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반면 경북도의회는 정책보좌 인력은 지방분권 핵심과제로 자치분권종합계획에 반영된 만큼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주장한다. 전국 17개 시도의회 중 12개 시도의회가 시간제 선택제 공무원을 채용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의원들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하게 된다는 주장과 의견수렴 없이 추진했다는 점 등은 의회의 현실과 기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논리적 비약이라고 반박한다.

양측은 자신들의 논리가 도민의 복지증대와 경북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 여기까지가 도의회와 노조간 대립 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내용이다.

잠시 화제를 밖으로 돌려본다.

얼마전까지 온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조국사태로 촉발된 진영논리 싸움은 광화문 대 서초동의 집회로 절정을 이뤘다.

양측 모두 국민과 국가를 위한 길이라는 대전제 아래 고위 공직자 자질 또는 검찰개혁 우선이란 각자의 논리로 대립하고 있다. 공수처 설치또한 무소불위의 검찰을 견제하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주장과 또 다른 정권의 칼잡이를 만들뿐이라는 상반된 주장이 평행선이다. 보수 세력의 광화문 집회와 진보 세력의 서초동 촛불집회는 긍정적으로 본다면 의견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논리와 의견을 집단적으로 표출하는 것으로, 우리사회 민주주의로가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문재인 정권에 대한 흠집 내기부터 조만간 있을 국회의원 공천권 선점, 검찰과 연계된 기득권 지키기까지 크고 작은 이해관계가 거미줄처럼 엮여 있다.

진보세력과 여당도 이번에 밀리면 문재인 정권의 레임덕이 가속화되며, 정권의 숙원사업인 검찰개혁의 추진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절박감이 깔려있는 듯 하다.

대의보다는 정치적 계산과 집단적 이해관계가 밑바탕에 있으면 발전적인 화합과 통합이 아닌 서로에게 상처만 입히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이제 다시 화제로 돌아와 도의회와 노조간 충돌에 따른 속사정을 한번 추측해보자.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지방분권화가 진행 될수록 지방의회의 역할은 커졌지만 의회의 조직보강 등은 ‘확대와 제한’ 사이에서 언제나 뜨거운 감자였다.

도의회가 보좌인력 충원이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반영하기 위한 필수 시스템이라고 주장하지만 인력 충원에 따른 재정적 부담 등에 대한 고려 없이 타 시도의회와의 단순비교만으로 조직규모의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또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복선이 깔린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집행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나선 노조 또한 마찬가지다. 집행부로선 도의회의 인력강화가 불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도청인력과 총액인건비를 같이 적용받는 만큼 도의회 인력 충원으로 본청 근무 인력의 운영에 제한을 받는것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닌지를 묻고 싶다. 어찌됐든 이번 사태가 도의회와 집행부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으면 한다.‘조국사태’ 처럼 진영대립으로 확전되면 서로가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조속히 타협점을 찾아 양측이 내세우는 대의 명분인 도민 복리증진과 경북발전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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