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마음은 이미 총선에
여야의 마음은 이미 총선에
  • 승인 2019.11.05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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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여야가 내년에 있을 총선을 위해 총선기획단을 가동했다. 그들은 역대 최대로 일하지 못하는 국회를 뒤로하고 각자 살길을 위해 총선을 준비한다. 각각 내세운 공약도, 주어진 직무도 뭐하나 온전한 처리를 하지 못하는 그들에게 국민들은 또 표를 내줄 수가 있을까. 패스트트랙으로 올린 선거법 개정안도 처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내년도 총선의 방아쇠를 당겼다.

다양한 공약으로 종횡무진 혁혁한 공적을 세울 것 같았던 초선의원들은 내년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는 발표가 선행됐다. 밖에서 보던 의원직과 실제 경험한 의원직은 너무 다름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국민들을 위해 일을 하고 싶지만 정쟁으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무력해지는 자신을 참기 힘들었다는 말을 했다. 차마 뜻을 같이했던 정당을 탈당하지는 못하지만 의원직을 맡지 않는 것이 그나마 지키는 양심이라는 것이다. 사실 여야는 서로를 견제하며 국정을 풀어가야 한다. 그러나 그 대상이 국정이 아닌 자신들이 되어 버렸다. 자신들이 소속한 정당의 노선과 다르면 말을 하기는커녕 아예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으니 국회는 개장과 동시에 파장이 되고 대화와 타협이 아닌 장외투쟁과 보이콧이 성행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들의 대대적인 기대에도 불구하고 야대여소의 구조아래서 야당은 힘을 쓰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혼란만 가중한 20대 국회의원들은 의욕만 충천했다.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온전한 국회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으니 이들은 끝까지 잘해보려 했었는데 하는 다짐만 남기고 떠나게 되었다. 여야가 총선체계를 갖추면서 이들이 따르게 될 선거법에 관심이 쏠릴 것이다. 룰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입지가 달라지는 정당은 격렬한 저항을 할 것이고 혹자는 의원정수를 늘리자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기본적인 룰도 결정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설왕설래일 뿐이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고 내년 5월까지 임기도 남아있다. 맡은바 직무를 무사히 수행하지 못하였으니 마무리라도 깔끔히 해야 하지 않겠는가. 총선에 임하기 전에 자신의 모습을 먼저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스스로도 내부가 정돈되지 못하였고 지도부도 손바닥 바꾸듯 입장을 번복하고 있다. 사실 총선체계가 예년보다 빨리 꾸려진 것도 비난의 목소리들을 잠재우기 위한 방편이다. 안팎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졌고 국민들에게 국면전환으로 가까이 다가서기 위함이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별다른 변화가 만들어지지 못할 것이다. 말로 하는 정치에 익숙한 국민들이 첫 번째로 이를 믿지 못할 것이며 정당들 역시 자신들의 기득권을 접어두고 새로운 동력을 찾아내려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선거 때마다 기존과는 다르다며 새로운 모습을 강조하며 자신들의 지지를 호소한다. 그때마다 국민들은 한 표를 아낌없이 행사했지만 돌아오는 모습은 한결같았다. 이제 새로이 시작하는 21대 국회의원들은 정말로 막중한 책임을 떠맡게 된다. 일하지 않고 임기를 마친 20대 국회의원들의 뒤치다꺼리는 물론 바닥을 치는 경제, 안보, 외교를 이끌어 올려야하기 때문이다. 의원정족수를 늘려도 일을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문제는 국회의원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일을 하는 것이다.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과 나라를 위한 일이어야 한다. 정쟁으로 국정은 앞으로 나아가기보다 멈춘 시간이 더 많았다. 여야의 견제는 일을 하기 위한 마킹이지 방해하라는 것이 아니다. 또 새로운 시작으로 달음질치는 그들을 보며 벌써부터 걱정이 가득하다. 역대 최고의 슈퍼예산을 짊어지고 의견차가 좁혀지지 못하는 그들의 파란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총선기획단이 특정지역 세력이 전담하다시피 구성되니 벌써부터 알력다툼에 시동이 걸린다. 밀린 안건도 풀어야할 안건도 쉬워보이질 않는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임해주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산적한 일거리 위에서 혁신으로 만들었다는 새정치가 또 그렇고 그런 정치가 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지금 우리나라 사정이 시행착오를 견뎌줄 컨디션이 아니기에 그들에 대한 바람이 더 간절하다. 아님 말고 식으로 던지는 말로 하는 정치가 아닌 몸소 실천하는 정치가 되어주어야 한다. 내로남불의 특권이 아닌 표를 호소할 때처럼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나라를 섬기는 그런 자세의 새정치가 펼쳐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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