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목이 칼바람에 떨고 있다.
산 너머 남촌에 봄이 오기를
목월선생 그 자리 서 있다오
우람한 몸짓은 허허롭고.
낮달은 임의 모습일까?
그 집 지켜보며 미소 짓는다.
행랑채 가지런히 흰 고무신 한 쌍
방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다.
빨래터 시냇물은 흐르지 않고
그 옛날 북적이던 가족 기다리다
샘물에 두레박 드리어도
하늘 낮달은 샘물에 가득하다.
인생사 산다는 것 모두 여행길이런가.
뭉게구름처럼 모였다 헤어지거늘
아하, 구름처럼 살다가라
바람처럼 그렇게 살다가라 하네.
◇김창석= 경북 구미 출생인 작가는 아시아문예로 등단했다. 현재, ‘아시아문예’ 대구지사장으로 활동 중이며 ‘홍익출판사’ 대표를 맡고 있다.
<해설> 목월 생가 터를 돌아본 시인이라면 시 한 줄 남김에 어찌 인색했으랴?“바람에 구름 가듯 가는 나그네”의 삶처럼 사람은 가고 허허로움만 남겨진 곳에서 그래도 남은 것이 있다면 목월 시인의 생전 노래들이 아직도 시들지 않고 불리고 있는 것이리라.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