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린 영상 말고 원본 파일 가져와라”
“잘린 영상 말고 원본 파일 가져와라”
  • 정은빈
  • 승인 2019.11.0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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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고헬기 영상 공개에
희생자 가족들 또 다시 분노
6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지난달 31일 독도 인근에 추락한 소방헬기 탑승원의 가족들이 KBS가 촬영한 사고 전 헬기의 모습을 담은 원본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지난달 31일 독도 인근에 추락한 소방헬기 탑승원의 가족들이 KBS가 촬영한 사고 전 헬기의 모습을 담은 원본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해경이 KBS 한 직원이 촬영한 경북 독도 EC225 헬기 추락 전 이륙 영상을 확보해 공개하자 헬기 추락사고 희생자 가족들이 또다시 분노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6일 오전 10시 40분께 대구 달성군 강서소방서 3층 가족 대기실에서 해당 직원의 휴대전화와 휴대전화에 저장된 헬기 이륙 영상을 가족들에게 공개했다. (관련기사 참고)

이날 공개된 영상은 헬기가 독도 헬기 착륙장 방향으로 날아오는 장면(19초)과 헬기가 착륙장 위에 내려앉는 장면(24초), 헬기가 다시 30~40도 가량 돌면서 떠오르는 장면(20초) 총 3개다. 이 영상이 KBS가 임의 제출한 영상 전부라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이미 공개된 것과 다른 영상을 기대한 가족들은 해경이 공개한 영상을 본 뒤 격분했다. “KBS가 쓴 20초짜리 영상을 3개로 나눈 것이 아니냐”, “이건 유튜브(youtube)에 다 있다”는 항의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한 남성은 “해경과 KBS가 헬기도 못 쳐다보는 가족들을 모아 바보 취급하고 또 한 번 죽인 거다”면서 “왜 중간에 사람이 헬기에 타는 모습은 없나. 중간이 잘린 영상 말고 원본 영상 파일을 가지고 와라”며 영상 편집 의혹을 제기했다.

KBS는 전날(지난 5일) 오후 10시 50분께 해당 직원이 지난달 31일 독도에서 헬기가 이륙하는 모습을 촬영한 휴대전화를 해경에 임의 제출했다. 이 직원은 사고 발생일 3개 영상을 휴대전화로 촬영했지만 독도수비대에 이륙 장면을 제외한 2개 영상만 제공했고, 이후 KBS가 이륙 장면을 포함한 뉴스를 보도해 논란 대상이 됐다.

해경은 영상을 가족들에게 보여준 뒤 디지털포렌식 기법으로 영상 편집 여부 등을 밝히기 위해 오후 2시 30분께 휴대전화를 강원 원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본원으로 보냈다.

KBS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께 강서소방서에 도착해 범정부수습지원단의 수색 현황 브리핑과 영상 공개 모습을 가족 대기실 뒤편에서 지켜보다 영상 공개 후 가족들의 요구로 단상에 섰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대기실을 빠져나갔다.

가족 측은 “KBS의 영상 편집 여부를 밝히고 원본이 있다면 복구해야 한다. KBS를 압수 수색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승우 행안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범정부수습지원단장)은 “가족들의 요구 사항을 KBS와 해경 측 책임자에게 정확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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