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난급 사고인데 대통령·총리 어디 있나”
“국가재난급 사고인데 대통령·총리 어디 있나”
  • 석지윤
  • 승인 2019.11.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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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들 ‘무관심’ 비판
“인천 바다였어도 이랬을까
몇년 전 사건은 수사하고…”
늦은 방문 단체장에도 울분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브리핑
7일 오전 대구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이 독도소방헬기사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브리핑 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석지윤기자

독도 소방헬기 추락 사고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수습 의지를 보여줄 것을 거듭 호소했다. 이들은 언론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7일 오전 범정부수습지원단의 브리핑 후 대기실에 모인 가족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와 기관장들에 비판과 아쉬움을 쏟아냈다.

한 실종자의 가족은 “대구경북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큰 사건이 아니냐”며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뿐 아니라 국무총리, 대통령 등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일부는 진영 행안부 장관,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의 방문이 늦었던 점을 미뤄 기관장들의 관심 부족을 의심했다. 다른 실종자 가족은 “권 시장과 이 지사는 해외 출장 중이었다는 말을 하는데 기관장의 부재 시 업무를 대신 처리하기 위해 차관, 부시장, 부지사 등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 그럼 그들은 대체 1주일 가까운 시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냐”며 “사고 피해자가 7명에 불과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이어 “사고와 관련된 대구경북의 단체장들도 관심이 없는데 서울 쪽에선 오죽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진 장관은 지난 5일 오후 3시께, 권 시장과 이 지사는 지난 6일 오후 6시가 지나서야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강서소방서를 찾았다. 권 시장과 이 지사는 소방서에 도착하자마자 실종자 가족들이 아닌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을 먼저 찾았다. 그 후 실종자 가족들을 찾은 이들은 가족들로부터 ‘1주일 가까운 시간 동안 어디서 뭐하다 이제서야 오느냐’는 등의 질타를 받고 황급히 소방서를 떠났다. 세 사람 중 소방서에서 불과 1.5km 거리의 시신이 안치된 계명대 동산병원을 찾아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 중 일부는 정부의 대응을 다른 사건 발생 직후와 비교하며 울분을 표했다. 한 가족은 “몇 년이 지난 사건에 대해서는 정부의 잘못을 운운하며 아직까지 재조사를 지시하면서 불과 며칠 전 발생한 사건은 관심도 주지 않는 것이 정상이냐”며 “헬기가 대구경북이 아닌 인천 앞바다에 떨어졌더라도 정부가 이렇게까지 무관심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일부 가족은 총선에만 열을 올리는 정치권을 비판하며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한 가족은 “지금 포털이나 뉴스 헤드라인을 보면 내년 4월 총선 얘기만 가득인 채 추락 사고는 뒷전인 것 같다”며 “정부의 관심과 의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가 기댈 곳은 언론밖에 없다. 부디 공정한 보도로 국민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게끔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관심을 호소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의 범정부수습지원단 사무실 방문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현장 방문은)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석지윤·김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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