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품고 가겠다” vs 孫 “꾸짖은 것”

靑 고성 이어 이튿날도 신경전
黃 “자세히 말씀 안 드릴 것”
孫 “양보·타협하라는 얘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전날(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만찬 회동에서 고성이 오간 데 이어 11일도 신경전이 계속됐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청와대 만찬에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있는 선거제 개혁안을 두고 언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가 정부와 여당이 한국당과 협의 없이 선거제 개혁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고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자, 손 대표는 목소리를 높여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고, 황 대표가 다시 “그렇게라니요”라고 맞받으면서 두 대표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문 대통령이 나서 분위기를 가라앉혔다고 알려졌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한국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그 이야기는 자세히 말씀 안 드리는 게 좋겠다”면서 “저희들이 다 같이 논의하면서 품고 가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황 대표가 자리를 피하자 대신 김도읍 비서실장이 “손 대표가 선거법 논의 과정에서 우리 당이 협의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하셨고, 이것은 사실과 다르단 것을 아실 것”이라며 “황 대표가 우리 당 안이 있다고 하니까 손 대표가 ‘그것도 법이라고 내놓았냐’고 했다고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손 대표는 이날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한 마디로 꾸짖은 것”이라며 “황교안 대표가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계속 ‘한국당과 협의 없이 진행됐다’고 하기에 한마디 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인생 선배로서 ‘정치 이렇게 하는 것 아니다’, ‘정권 투쟁하지 말고 나라 생각해달라’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야정 상설협의체도 한국당이 정치 발전과 정치 제도 개혁을 위해 참여해야지, 마음에 안 든다고 외면해 온 것이 맞지 않나”라며 “타협할 것은 타협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합의해 정치를 발전시켜나가자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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