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체 정남쪽 3km 거리서 발견
달서구 동산병원 장례식장 안치
경북 독도 EC225 헬기 추락사고 발생 13일째 네 번째 실종자가 발견됐다.
독도소방구급헬기추락사고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이하 지원단)은 12일 오전 11시 56분께 해양경찰청 1513함이 수중수색 임무를 지원하고 복귀하던 중 동체로부터 정남쪽(180도 방향) 3km(2해리) 거리에서 구급대원 박모(29)씨 시신을 발견해 낮 12시 9분께 수습했다고 밝혔다.
지원단은 DNA 검사 전 박 대원이 착용한 119 기동복의 이름표를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 박 대원은 주황색 상의 위에 검정색 겉옷과 하의(방한복)를 입은 채 발견됐다.
지원단 관계자는 “육안상 키는 160~162cm로 오른쪽 팔목에 팔찌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머리카락이 길고 발 크기는 260~265mm로 특정 상표가 적힌 검정색 운동화를 신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수색 당국은 집중 수색 구간 중 C구역 수면 위에서 박 대원을 찾았다. 시신은 이날 오후 4시 30분께 대구 달서구 동산병원 장례식장에 안치했다.
수색 당국은 표류예측시스템에 따라 전날(지난 11일)부터 시신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인체 내부에 부력이 생기면 떠오른 뒤 3~4일 정도 표류하지만 장기가 손상됐다면 부상하지 않을 수 있다.
발견·수습 소식을 들은 박 대원 모친은 구조대원 배모(31)씨 가족을 부둥켜안고 연신 “미안하다”고 했다. 헬기 추락사고 희생자 7명 가운데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 소속 기장 김모(46)씨와 배 대원, 선원 박모(46)씨 3명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박 대원 부친은 “우리 딸이 자랑스럽게 일하다 갔으니 슬퍼만 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CCTV로 움직이는 모습을 봤는데 (딸은) 마지막 순간에도 즐겁게 일을 했다. 가슴이 아프지만 편한 마음으로 보내줄 수 있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고 말했다.
박 대원 모친은 “딸이 소방관을 한다고 해서 싫어했지만 1년간은 딸이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주변에) 자랑도 했다. 이제 딸을 가슴에 묻어야겠다”고 했다.
수색 당국은 이날 오후 1시 44분께 해상 수색 중 헬기 비상부양장치인 ‘가스실린더’ 1점도 동체로부터 258도 방향 7.7km 지점에서 발견해 인양했다. 수색 당국은 장비 총 함선 21척과 항공기 3대를 동원해 박 대원 발견 지점을 중심으로 수중·해상 수색을 이어간다. 특히 블랙박스 내부 메모리의 손상이 예상돼 블랙박스가 포함된 헬기 꼬리부분 인양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성대훈 지원단 언론반장은 “헬기 제작사 프랑스 업체에서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에 시간 지나면 수압에 의해 블랙박스가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30일 동안 침수에 대해서는 보장되나 충격 및 50m 이상의 수압 등으로 내부 메모리에 손상이 예상돼 가능한 조속히 인양해 복구 및 분석 작업이 수행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며 “가족과 협의해 꼬리부분 인양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