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이해하는 능력 리터러시
읽고 이해하는 능력 리터러시
  • 승인 2019.11.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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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공동대표
글을 읽고 해독하는 능력을 리터러시라 한다.

대표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가 있다. 이는 방송과 신문, 인터넷 등에 나오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검토할 수 있는 능력이다. 최근 미디어 리터러시만 아니라 데이터 리터러시, 스포츠 리터러시, 유투브 리터러시 등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리터러시가 제기되고 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정보들 속에서 제대로 미디어를 활용하기 위한 비판적 정보 해석 능력으로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비롯해 사건과 현상을 접할 때 제시되는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말해주는 데이터는 무엇이었는지 함께 보려는 노력으로서 데이터 리터러시, 자기 몸에 대한 통제력을 습득하고 일생에 걸쳐 다양한 스포츠를 몸으로 해석하며 일상에서 줄곧 실천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 스포츠 리터러시가 있다. 더불어 유아들에게 유튜브를 틀어주는 부모, 교사 대상의 유투브 리터러시 포럼도 열리는 등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가 점차 선택과목이나 필수과목으로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고 있으며 50개의 주 정부마다 다른 형태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학계와 시민단체 등 사회 각계에서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토론해 공동으로 노력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문맹퇴치가 목표였다면 현 시대에는 미맹퇴치, 즉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편리한 뉴스 이용환경은 역설적 상황을 불러와 ‘가짜 뉴스’도 쉽게 만들고 배포되어 이의 영향력과 폐해가 커졌다. 더불어 우리가 믿고 보는 언론사의 왜곡 보도 사례도 많다. 이러한 가짜 뉴스 문제 해결 방법의 하나로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교육 과정에 명시적으로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히 사회 지도자들은 사건과 현상을 접할 때, 제시되는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원인과 과정의 데이터는 무엇이었는지 함께 보고 제시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쉽게 설명하고, 더 많이 공유하고자 할 때 시민사회의 정보 활용 민주성이 확대된다. 이는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는 가짜 뉴스에 대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오늘날에는 미디어 정보를 비판적으로 습득하는 시대를 지나 미디어를 능숙하고 책임감 있게 다루고, 콘텐츠를 창조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영화를 보던 일에서 이를 비판하고 직접 만드는 일로 확대되어야 한다.

지역에서는 여성영화제가 열린다. 올해 8회째를 맞는 ‘대구여성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여성주의를 전달한다. 영화 상영 후 대중강좌도 하고 평소에는 직접 영화를 만드는 젠더시네마 학교를 연다. 미디어 비판에서 나아가 미디어를 제작하는 일을 통해 여성주의 미디어를 확산시키고 있다. 미디어 시대에 미디어 리터러시를 실천하는 방법이다.

최근 ‘82년생 김지영’이란 영화에 대한 다양한 평은 성별과 연령을 넘어 우리가 보지 못했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던 동시대의 삶을 알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공감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대별되는 관람평은 양측 다 의미 있다. 문제는 그 이후이다. 민주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의 열린 토론을 통해 성숙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의 Y대학교는 신입생들에게 필수교과목으로 도입하려던 인권 관련 온라인 교육을 선택 교양 수업으로 전환하였다고 한다. 일부 단체가 성평등, 난민을 주제로 하는 강의가 ‘역차별’이고, ‘젠더’라는 말이 동성애를 조장하는 것이며, 난민을 주제로 다루는 것 자체가 무분별한 난민 수용을 부추긴다고 하면서 강의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대학 강의마저 이렇듯 폐쇄적이니 진정한 선택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달서구 의회에서 성인지예산제도 조례 관련 토론회를 열지 못한 일도 일맥상통한 일이다. 타인의 의견을 듣지 않는 이러한 태도는 열린 민주사회를 역행하는 일이다.

한글을 배워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는 책을 펴낸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제목만 보아도 글을 읽고 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알 수 있다.

이렇듯 문자는 중요한 것이다. 제대로 읽고 쓰는 일은 문법을 넘어 바르게 전달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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