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환자 20%만 수술 가능 …재발 70%
췌장암 환자 20%만 수술 가능 …재발 70%
  • 조재천
  • 승인 2019.11.1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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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상대 생존율 11% 불과
3·4기 진행성·전이성 췌장암
항암제 투여 후 수술여부 판단
완치보다 장기 생존 목적 치료
“생존율 낮지만 포기해선 안돼”
한 국내 프로 축구단 감독이 지난달 건강 악화로 입원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췌장암 발병설에 수많은 팬들이 우려했다. 구단은 급기야 해당 감독이 황달 증세로 입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황달은 췌장암의 증상 중 하나다. 대표적인 난치 암으로 통하는 췌장암은 조기 진단과 완치가 힘든 과제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리 치료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췌장은 약 15cm 길이의 가는 모양으로 명치와 배꼽 사이, 옆에서 봤을 땐 위와 척추 사이에 있다. 복부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췌장에서는 당을 분해하는 인슐린과 소화를 돕는 췌장액 등 호르몬을 만든다. 이곳에 생긴 암세포 덩어리를 췌장암이라고 하는데,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6년 기준 5년 상대 생존율이 11%에 불과하다.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소화 장애, 복부 통증, 체중 감소, 황달, 당뇨병, 전신 쇠약감이다. 다만 암이 상당 부분 진행되기까지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다른 소화기 질환과 달리 췌장에 암이 생기면 쉽게 진단되지 않는다. CT(컴퓨터 단층 촬영) 등 각종 장비를 동원하더라도 1~2cm 크기의 초기 췌장암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다.

췌장암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암을 떼어 내는 수술뿐이다. 그러나 수술이 가능한 환자(1·2기)는 전체의 20% 수준이다. 환자의 30%는 암이 주변 혈관을 침범한 진행성 췌장암(3기)이고, 나머지 50%는 암이 다른 장기에 퍼진 전이성 췌장암(4기)이다. 환자 절반이 이미 전이된 상태에서 암 진단을 받고 있다.

진행성·전이성 췌장암 환자는 수술 치료가 어렵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욱 교수는 “전이성 암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다른 암종에서도 수술적 치료를 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췌장 주변으로는 큰 혈관들이 많이 지나가기 때문에 췌장암이 주위의 큰 혈관을 침범하면 다른 장기로 전이가 없더라도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항암제로 암세포를 줄인 뒤 수술하는 치료법이 이용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 암을 치료할 땐 수술을 먼저 하고 항암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항암 치료를 먼저 하면 암세포가 줄어들고 암 크기도 작아져 수술이 가능해진다. 이 과정에서 여러 진료과 의료진들이 함께 치료법을 모색하는 다학제 진료의 유용성이 돋보인다. 특히 진행성 췌장암 환자가 항암 치료 후 수술받을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췌장암 수술 후 재발률은 70% 이상으로 알려졌다. 수술 이후 보조 요법을 시행하면서 주기적인 영상의학적 검사로 재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동욱 교수는 “59세 경계성 절제 가능 췌장암(2기) 환자가 수술 후 보조 요법으로 항암 치료를 받고 잘 지내다 얼마 전 좌측 갈비뼈 전이로 2차 수술을 진행했다”며 “재발 부위에 따라, 특히 뼈로 전이했을 땐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췌장암은 아직까지 완치를 기대할 수 없는 질환이다. 항암 치료의 목적도 암을 없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암 진행을 막아 환자가 진단 당시처럼 일상생활을 지속해 나가는 데 있다. 췌장암 치료 약제가 발전해 과거보다 생존율이 향상된 것으로 관측되지만 약제에 반응이 없어 조기에 사망하는 환자들도 상당수 있다.

췌장암에 대한 임상 연구는 크게 조기 진단이 가능한 검사 방법 개발과 치료 약제 개발로 나눌 수 있다. 현재까지 두 분야 모두 활발히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며, 일부 고무적인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췌장암의 진단 및 치료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 교수는 “췌장암은 술, 담배 등 일부 위험 인자를 제외하면 환자들이 잘못해서 걸리는 병이 아니다”라며 “완치가 어렵다거나 항암 치료가 힘들다는 이유로 치료를 시작하지도 않고 포기하는 환자들이 있다. 처음부터 진단해 준 의사를 믿고 치료받으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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