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방울새의 큰소리 - 나의 소리는 어떠한가
흰방울새의 큰소리 - 나의 소리는 어떠한가
  • 승인 2019.11.1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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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교육학박사
“아저씨, 새들은 왜 노래를 해요?”

어느 날 집 앞에서 톨스토이를 마주친 동네 아이들이 톨스토이에게 물었습니다. 그 무렵 톨스토이는 그 마을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어 아는 것이 많다는 소문이 나있었습니다.

“어, 그건 말이다…”

톨스토이는 아이들이 만족해할 만한 대답을 얼른 내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에이!”

아이들은 실망해서 흩어졌고, 그 길로 톨스토이는 깊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새들은 왜 노래를 할까? 생존을 위해 바쁘게 짖어대는 것도 노래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동양에서는 왜 새들을 보고 운다고 하지?”

이리하여 탄생된 책이 바로 톨스토이의 ‘예술론(藝術論)’이라고 합니다.

“새들은 왜 소리를 낼까요?”

일전 보도에 따르면 몸집은 비둘기만 한데 그 울음소리는 록 콘서트만큼 시끄러운 새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흰방울새(White Bellbird)로 불리는 이 새는 최고 속력으로 달리는 지하철 소리 100dB(데시벨)보다 크고, 록 콘서트의 일반적인 음향 크기인 120dB 보다도 더 큰 소리로 울어댄다고 합니다.

전 국립생태원 생태조사연구실 김창회 박사에 따르면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와 브라질 국립아마존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아마존에 사는 흰방울새가 세계에서 가장 큰 울음소리를 내는 새라고 발표했다고 합니다. 짝짓기 시기 흰방울새 수컷 울음소리는 125dB에 달한다고 하니, 지금까지 가장 울음소리가 큰 것으로 알려진 고성우산새(Screaming Piha)보다 9dB이나 더 높은 소리라고 합니다. 조용한 사무실은 약 40dB의 소리가 나고, 초인종은 보통 80dB이라고 합니다. 또한 자동차 경적은 110dB 수준이라고 하니 흰방울새의 울음소리가 얼마나 큰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흰방울새는 브라질, 수리남, 베네수엘라 등 해발 500~750m 높이의 열대지역 습한 숲에서 과일을 먹고 살아갑니다. 부리에서 꼬리까지 몸길이는 30㎝보다 조금 작으니 집비둘기보다 약간 작은 새입니다. 그런데 부리는 아래와 위로 90도까지 넓게 벌리면 골프공 크기의 과일도 한입에 삼킬 수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 새들은 왜 이렇게 큰 소리로 울어대는 것일까요? 더구나 둘레보다 큰 소리를 내면 포식자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매우 위험할 텐데 말입니다.

8~10월 번식기가 되면, 흰방울새 수컷은 높은 나무에 올라 종소리와 같은 큰 울음소리를 내며 암컷에게 구애한다고 합니다. 암컷은 소리를 내는 수컷에 다가가 배우자로서 적합한지 평가하고는 마음에 들면 바로 짝짓기를 한다고 합니다.

흰방울새 수컷은 큰 울음소리를 내기 위해 평소에도 우는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수컷들의 발성기관은 트럼펫의 끝과 유사한 구조로 발달된다고 합니다. 또한 부리를 넓게 벌리는 것과 복부 근육이 두꺼운 것도 소리를 증폭시키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새는 소리를 길게 내는 것이 아니라 높게 짧게 낸다고 합니다. 소리를 크게 낼수록 소리를 내는 지속 시간은 짧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숨을 쉬는 기관과 소리를 내는 기관이 서로 붙어 있어서 계속 큰 소리를 내면 숨쉬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한 오래 소리를 낼수록 다른 포식자들에게 위치를 알리는 꼴이 되니 그만큼 더 위험해질 것입니다. 그러니 암컷만 들을 수 있게 애절한 고함을 지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흰방울새가 크게 울어대는 것은 결국 종족 보존을 위한 암컷 찾기 수단이었습니다. 흰방울새 수컷은 위험을 무릅쓰고 기어이 암컷을 부르려 온힘을 다 모아 절박하게 부르짖었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톨스토이가 예술을 미(美)라는 개념으로 정의하지 않고 감정(感情)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본 것에 주목됩니다. 언어가 사상을 전달하듯이 예술은 감정을 전달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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