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공사 중’ 시민은 괴롭다
‘대구는 공사 중’ 시민은 괴롭다
  • 김주오
  • 승인 2019.11.1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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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사현장 100여 곳
폭음·진동 피해 호소 빗발
올들어 민원 3천여 건 달해
항의해도 사측 ‘나몰라라’
구청도 미온적 대처로 일관
'대구는공사중'…지역내아파트공사로인한피해를호소하고
대구 동구 신암동 아이에스동서의 ‘에일린의 뜰’ 아파트 현장 모습. 전영호기자
“매일 10분 간격으로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심장마비에 걸릴 지경이었습니다.”

대구 동구 신암동에 살고 있는 강모(49)씨는 “지금도 건물이 흔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올해 초부터 강씨가 살고 있는 신암동에 아이에스동서의 ‘동대구 에일린의 뜰’ 아파트 공사가 진행되면서 매일 발파 작업이 이어지면서 폭탄이 터지는 소음과 진동에 시달렸던 것이다.

강씨의 고통은 지난달까지 무려 5개월 이상 이어졌다. 강씨는 “한번 발파 작업을 하면 얼마나 땅이 흔들리는지 주방 찬장에 있는 그릇들까지 떨어지기 일쑤였다”며 “발파 소음과 진동 때문에 건물 외벽은 이미 갈라질 대로 갈라졌다. 손해는 대체 누가 물어주느냐”고 호소했다.

동구 ‘동대구 에일린의 뜰’ 아파트 공사현장 외에도 대구지역 내 100여 곳의 현장에선 곳곳에서 폭음 소리가 요란하다. 대부분 외지 건설사들의 아파트 공사현장들이다. 올해 초부터 10월 현재까지 대구지역 8개 구군에 접수된 아파트 공사현장의 민원이 3천여 건에 이를 정도로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물량 확대로 대구의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공급 물량이 최대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 공사에 따른 주민들의 피해도 급증하는 양상이다.

공사장 소음·진동에 따른 분쟁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처리한 분쟁 사건의 73%(1천415건 중 1천39건)에 이를 만큼 환경분쟁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민원사안으로, 최근 재건축 활성화 이후 그 피해가 더욱 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보호장치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공사들은 주민들의 피해호소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어 주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동구 신암동 이모(56·여)씨는 “공사 관계자에게 항의하면 잠시 발파를 멈출 뿐 다시 작업을 진행했고, 공사 감독을 맡은 구청에 신고하면 양측이 알아서 협의하라는 입장이었다”며 행정기관의 무책임을 질타했다.

또 한 주민은 “진동과 소음이 규정치 이하였더라도 도심 한복판에서 화약을 터뜨려 공사를 한다는 건 너무 위험하고 비상식적인 일”이라며 “실제 주민이 겪은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소음·진동 피해를 수치에 따라 결정하기보다는 제반 환경을 모두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역내 건설 전문가들은 “공사 허가를 받기 위해 실시하는 환경영향평가는 대부분 소규모 기업이 맡기 때문에 대규모 시공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며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한다면 발파 공정에 따른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오기자 k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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