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격단식'에 정국 급랭… 패스트트랙 충돌사태 재연 위기
황교안 '전격단식'에 정국 급랭… 패스트트랙 충돌사태 재연 위기
  • 이창준
  • 승인 2019.11.2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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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강행 저지 총력전
민주당 "단식말고 협상을"
여야 협상도 진전 어려워
한국당 뺀 '4당 공조' 수순

여야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놓고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무기한 단식에 나서며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을 조짐이다.

(관련기사 참고)

여야가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패스트트랙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및 공직선거법 개정안 막판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황 대표가 초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여야 합의 처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을 뺀 다른 야당과의 공조 복원을 통해 패스트트랙 법안의 일방 처리도 불사한다는 기류여서 제2의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2시에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자신과 한 줌 정치 세력의 운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운명, 앞으로 이어질 대한민국 미래를 놓고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저는 단식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 단식이 대한민국을 지키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절실한 단식이라는 점을 헤아려 달라"며 "그동안 국회에서의 싸움은 어렵고 힘들었다. 야당이 기댈 곳은 오로지 국민 여러분밖에 없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은 황 대표의 단식 돌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공수처 설치법안 및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황 대표의 반대 논리를 궤변이라고 맞받았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비례성을 강화하자는 것이 선거법 개정의 취지인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민주주의가 강화되는 것"이라면서 "검찰 특권을 해체하는 공수처를 친문 보위부라고 하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어 "단식을 할 일이 아니라 협상을 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황 대표의 지소미아 연장 주장도 '일본에 귀책 사유가 있다'며 일축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전날 당 회의에서 "황 대표가 아무 근거도 없이 지소미아를 종료하면 '퍼펙트스톰'이 올 것이라며 국민의 불안감에 불을 지피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끝내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을 경우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정국에서의 '여야 4당 공조'를 전면 복원한다는 방침이다. 

황 대표가 단식에 들어가면서 여야 간 협상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한국 국회의 목소리를 미국 조야에 전달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3박 5일간 미국에서 함께하며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방향을 비롯한 정기국회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협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간 정치협상회의도 조만간 가동될 예정이다. 하지만 황 대표가 '단식투쟁'이라는 초강수를 둔 상황에서 이렇다 할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주당은 이 협상에서도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한국당을 뺀 4당 간 공조 처리 여부를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선거법 개정안이 오는 27일 본회의에 부의되고 검찰개혁 법안이 내달 3일 본회의로 넘어가는 만큼 12월 초·중순이 결단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한국당을 빼고도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의 본회의 의결정족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이번 주 후반부터 패스트트랙 정국이 중대한 고비에 들어간다"면서 "한국당의 태도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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