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개비가 푸른 입술 맞대던 자리에
사량도, 갯바위로 앉았다
물거품이 절벽에 이르러
마음은 튕겨 올 줄 알았는데
나는 점점 순해지고 말았다
부르르 떨다 돌아온 전율이
몰아쉬던 가쁜 숨을
벌거벗겨 놓았다
수 천 년 곰삭은 밀물의 알갱이여
내 몸 안으로 들어오라
달랑게 입가는 연신 거품을 게워낸다
아우라의 손짓이 보내는
고통을 다 받아 마시고야
갯벌은, 포용에 이르고 있다
◇오상직= 경북 의성 출생, 亞細亞文藝 詩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형상시문학회원, 아송문학회 대구지역장, 세계모덤포엠 작가회, 낙동강문학 동인.
<해설> 통영 사량도 찾는 사람들의 가슴에는 낚시를 잊지 못해 오는 낚시꾼과 지리산 등산하러 오는 등산객이 대부분이다. 사량도 지리산 옥녀봉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옥녀봉은 해발 281m의 낮은 산으로 지리산 능선 따라 칼날 같은 등산로가 펼쳐진다. 심장 약한 사람은 등산하기 곤란한 곳이다. 스릴이 만점이다. 또한 썰물이며 갯벌에는 섬사람들의 일생이 녹아있다. 갯벌은 섬사람들의 고통을 아우르는 곳이기도 하다. 정감미가 넘친다.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