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서귀포시 보목동에는 자리가 많이 잡혔다. 자귀도와 섶섬 사이에 있는 보목 앞바다는 바닷물의 적정한 수온과 수심이 깊지 않아 자리들이 정착하여 살았기 때문이다. 보목리는 예전에 볼목리 또는 벌래낭개라고 불렀고 자리돔(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도미과의 ‘자리돔’이라는 생선)이 많이 나기에 ‘자리 가시’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했다.
예전부터 자리물회는 제주인의 별미였다. 보리 수확 철이 되면 된장과 제피(초피잎), 식초만으로 간단히 만들어 먹었던 자리물회는 물외(오이)와 다마냉이(양파) 그리고 고추, 마늘, 참깨 등 양념이 첨가되면서 점점 고급음식으로 변하였다고 한다.
시인 한기팔님의 ‘자리물회’라는 싯구가 생각난다.
자리물회가 먹고 싶다, 그 못나고도 촌스러운 음식 정겨운 고향 말로 자리물회나 허레갑주, 아지망! 자리물회나 줍서, 하면 눈물이 핑도는 가장 고향적이고도 제주도의 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