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사라진 울릉 “어민수당 지원해야”
오징어 사라진 울릉 “어민수당 지원해야”
  • 오승훈
  • 승인 2019.11.2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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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어선 北 수역 그물로 싹쓸이
9~11월 어획량 작년 10% 안돼
어업인·상인 등 ‘도미노 피해’
주민 “국가 차원 지원책 필요”
울릉도의 대표 어종인 오징어가 사라지자 어민들 사이에서 ‘씨가 말랐다’는 한탄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어선들의 무차별 남획과 온난화에 따른 어장 변화로 오징어 어획량이 격감, 울릉주민들이 생계 위협을 받고 있다.

오징어가 줄면서 영세 어업인, 오징어 손질과 건조 종사자, 판매와 유통을 하는 상인 등 피해는 도미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울릉도 오징어는 매년 어획량이 감소햇지만 2019년은 유난히 더했다.

25일 울릉군에 따르면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울릉수협에 거래된 오징어는 한해 8천t에서 1만t에 이르렀다.

그러나 2003년 7천323t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10년 2천897t으로 떨어졌다.

2015년까지 2천t대를 유지했으나 2016년 985t, 2018년 750t으로 급감했다.

올해 어획량은 11월 20일 현재 490t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750t보다 훨씬 더 줄었다.

특히 9월부터 11월까지는 오징어 성어기다.

지난해 9월~11월에는 345t에 조업과 판매고 36억4천500만원에 달했지만 올해 3개월 동안 울릉도서 잡아 올린 오징어는 30t, 판매고 1억8천700만원에 불과했다.

동절기 기상이 고르지 못해 조업에 나서지 못한 것도 있지만 울릉도 근해로 남하하는 오징어 길목인 북한수역에서 중국 어선들이 그물로 오징어를 싹쓸이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앞날이 암담한 어민들은 각종 수산정책자금 대출에 따른 이자도 내기 어려워 연쇄 도산 위기에 처한 실정이다.

지난 23일 오징어 손질과 건조로 생계를 꾸려가는 박모(여·70·울릉읍 저동) 할머니는 “오징어가 안 잡히면서 돈벌이를 못해 보일러 기름도 못 사는 형편”이라고 하소연을 했다.

이처럼 진퇴양난에 빠진 울릉도 어민들을 위해 국가적, 지역적 지원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농민에게 일정액을 지원하는 ‘농민수당’ 같이 울릉군도 어민수당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농민수당은 농가의 소득 안정을 위해 지자체가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경북에선 봉화군이 9월, 6천600여 농가에 각각 50만원의 ‘농업경영안정자금’을 처음 지급했으며 청송군은 내년 1월 첫 농민수당 지급을 앞두고 있다.

울릉군이 어민들의 소득안정화를 위해 이 같은 법안을 마련, 일정 부분 지원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지역민들은 정부차원에서 동해 북한 수역에서 오징어 싹쓸이를 하고 있는 중국 어선에 대한 특단에 대책을 기대하고 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이 벌써 14년이 지났지만 정부에서는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아 울릉도 어민들의 고심은 더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어민 A씨는 “중국어선들이 몰려와 울릉도 어민들의 생계에 큰 피해를 끼쳐 도저히 살아 갈 수가 없는 만큼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릉도 어민들은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우리 바다 살리기 중국어선 대책 추진위원회 정책 토론회’에 따른 실질적 대책을 살펴본 후 실력행사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올해 북한 수역에 들어가 조업 중인 중국어선은 총 1천882척이며, 이 중 992척이 이동하고 890척이 오징어 작업 중에 있다.

울릉=오승훈기자 fmde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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