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법사지(寺址)
흥법사지(寺址)
  • 승인 2019.11.2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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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이 현기롭던 건등산

선명한 기억으로 사로잡아오던 사지(寺址)엔

정적만이 감아 돌고

기다림으로 남아 있는 승묘탑은

세월 안고 노을길에 서 있다

가람을 받들던 겹겹의 쌓인 축대들은

싸늘한 흙속에 묻히고

엄연한 자취로 남은 사원터엔

풀숲에 가려져

고요히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에

슬픈 침묵이 흐르는 역사여

※강원 원주 폐사지 흥법사지는 고려태조 왕건이 왕사로 모시던 진공대사 승탑비와 돌관등은 국립 중앙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음.

◇허남준= 경북 영천生. 동국대불교학과졸업, 해동문학 신인상, 해동문인협회 부회장, 한국불교문인협회 이사, 한국현대시인협회 대외협력위원장, 한국문인협회 정책개발위원 및 시분과 회원,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시집으로 ‘샛별 품은 샛강소리’외 7권이 있다.

<해설> 절에 가면 절이 된다. 시간과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는 흔적. 몰래 합장하며 바라 본 절터에 깃든 엄숙한 적막은 내 삶의 배경으로 더 많은 시간, 남게 될 것이다. 건축물은 이제 없지만 시간이 남아 있다. 공간이 남아 있다. 시공을 초월한 법문이 바람을 타고 흐른다. 나도 모르게 경건해진다. 터는 역사 위에 다시 역사를 만들고 있다. -김부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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