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성, 우선 순위가 잘못”
“소주성, 우선 순위가 잘못”
  • 채영택
  • 승인 2019.11.2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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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亞포럼21 정책토론회서 주장
“분배-성장-일자리順 했어야
갑질 근절·비정규직 해결 등
분배 개선 적극 추진 필요해”
이정우-한국장학재단이사장1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26일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채영택기자

“마차를 말 앞에 세울 수는 없습니다. 말 위에서 천하를 다스릴 수도 없습니다.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직언하는 참모가 필요합니다.”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이사장은 26일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토론하며,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문제가 제일 중요한데 조국 사태를 보면 은둔주의·비밀주의로 회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맡았던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몇 개월 동안 국무회의에 참석 안 하고 내정에 관한 중요 정책 결정을 총리에게 맡겼다”며 “그렇게 하니 총리는 책임을 갖고 내정을 조정하고 대통령은 국가적인 프로젝트나 외교 안보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대통령이 혼자서 다 결정하려고 하면 무리가 따른다. 만기친람이나 100가지 국정과제 식의 나열은 비전이 없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대통령이 너무 부지런하면 실패하니 게으른 대통령이 돼야 한다. 국정을 내정과 대통령 역할로 분리해 수행하자면 책임총리제보다는 부통령제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경제의 기본 과목인 성장 고용 분배 모두 저조한 상황임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이는 소득주도성장의 방향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정책의 우선순위가 잘못된 데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 없이 성장은 없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다른 내용이 아니다. 다만 분배, 성장, 일자리 순으로 처방을 해야 했다”면서 “소득주도성장은 부동산 불평등 해소, 복지 증세, 대기업/중소기업 갑질 근절, 비정규직 해결 등 분배 개선이 필수적인데 현 정부에선 누구도 이를 종합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기득권의 저항이나 비판이 있더라도 분배 개선을 좀 더 적극적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제 논란과 관련 “성장하면 일자리는 자연히 생겨난다. 문 정부 초기 2년 동안 29%나 가파르게 최저임금을 올리면서 소득주도성장에서 최저임금 인상만 강조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첨예한 현안인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그는 “거대 양당이 정치를 독식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찬성 입장을,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대해선 “검찰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정우 이사장은 이어 “지방을 살리기 위해선 과감하게 예산과 권한을 지방에 이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경북대 교수로 재직한 이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지냈다.

채영택기자 chaeyt@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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