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잖은 인간
같잖은 인간
  • 승인 2019.11.2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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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혹시 나는 같잖은 인간이 아닐까?’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그런 생각이 한 번씩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늘 나는 부끄러움에 휩싸인다. 오늘은 같잖은 인간이 같잖은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한다.

먼저 같잖다는 말의 의미를 살펴보자. 같잖다는 말은 ‘같지 아니하다’는 뜻이다. 그 말은 어떤 사람이 자기가 해야 할 역할에 걸맞지 않는 행동을 하고, 역할에 맞는 사람 같지 않게 살아갈 때. 그 사람을 같잖은 사람이라 말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같잖은 인간 일 때가 참으로 많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나를 포함하여 세상에는 같잖은 인간이 많다.

먼저 부모로서 같잖은 인간에 대해 얘기해보자. 역할과 호칭으로서는 부모라 불려 지지만 부모 같지 않은 사람. 자녀를 자기 소유물인양 자기 마음대로 자기들 이익을 위해서 사용하고, 이용하는 부모. 한마디로 같잖은 부모다. 부모가 부모 자신들의 꿈을 꾸고, 자신들의 삶을 살지는 않고, 자기의 꿈을 자녀들이 대신 꿔주기를 바라고, 그렇게 닦달 하는 부모가 있다. 부모 자신도 하지 못했던 그런 일을 자녀에게 요구하는 부모가 바로 같잖은 부모다. 늘 나는 나 자신에게 다짐하는 것이 있다. 그건 부모는 자녀에겐 든든한 나무가 되어야 한다는 것. 자녀들은 부모라는 나무를 붙들고 성장하는 나팔꽃 같은 존재라는 것. 나팔꽃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비바람 몰아쳐도 쉬이 넘어지지 않고, 긴 가뭄에도 뿌리 깊게 박아 말라 죽지 않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나무가 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자녀는 자녀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각자의 역할이 있다. 부모는 나무가 되어서 뿌리를 아래로 깊이 내리고, 위로는 가지를 튼튼히 높고, 넓게 펼쳐 나가야 한다. 그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부모의 삶 속에, 부모의 생각 속에 자녀를 가두는 일은 없어야겠다. 평균적으로 부모는 자녀보다 서른 살 정도가 나이가 더 많다. 그렇다면 자녀보다 30년 더 뒤처진, 어떻게 보면 더 오래된 생각과 삶을 살아갈지도 모른다. 부모의 가치관, 지식을 주입시키는 것은 어찌 보면 자녀들을 30년 뒤로 후퇴시키는 일일 수도 있다. 같잖은 부모가 되지 않도록 늘 현재를 살며, 배우고 자녀보다 먼저 앞서가 그곳에 있어야겠다. 물론 자녀도 마찬가지다. 부모를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같잖은 자녀도 많이 있다.

같잖은 종교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신의 명령을 따르고, 신에게 순종하는 삶을 살고, 신이 만든 사람들을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마치 신이 되어, 신(神) 놀이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말한다. 자기를 섬기고 자기를 믿으라고, 그리고 자기에게 순종하라고 한다. 그것이 복 받는 길이라고 거짓 복음을 전한다.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가리고 믿음이란 이유로 그들에게 차마 하지 말아야 될 행동들을 하는 한마디로 같잖은 종교 지도자들이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물론 같잖은 신도들도 많이 있다.

같잖은 선생들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선생이라 흔히 불리어지는 교사, 교수들의 역할은 학생들을 위해 먼저 배워, 깨달음을 얻어 그것을 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야 말로 선생(先生)이란 단어 그자체로 살면 된다. 즉, 먼저(先)그렇게 살아가는(生) 사람이 바로 선생이다. 학생들은 그 모습을 보고 닮아 살아가는 것이다. 학생들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 없이 자기가 배운 게 고작 학문적인 내용일진데, 고작 남들보다 대학원 박사 조금 더 일찍 취득했다고 그 이유로 학생들 위에 눌러 앉아 학생들을 상처 주는 선생들이 있다. 그들도 한마디로 같잖은 인간이다. 역시 같잖은 학생도 많다.

요즘은 길가다 짐승을 만나면 훈기를 느끼고 사람을 만나면 살기를 느낀다고 한다. 사람이 가장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 인간이길 포기한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이 참 많다. 자신의 성욕 때문에 살인을 하고, 돈 때문에 사기를 치고, 살인을 일삼는 같잖은 인간.

같잖은 인간이 많은 세상이다. 같잖은 정치인, 같잖은 어른, 같잖은 젊은이, 같잖은 국민, 같잖은 친구, 같잖은 선배 등등. 참으로 “같잖다 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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