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한 화학비료·거름…흙엔 독이란 걸 아시나요
과다한 화학비료·거름…흙엔 독이란 걸 아시나요
  • 임종택
  • 승인 2019.12.01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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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 구성요소 중 하나인 땅
1㎝ 토양이 지구에 쌓이는데
대략 200~500년 정도 걸려
한국, 토양에 질소 과다투입
‘질산태질소’ 발암 물질 노출
뿌리가 흡수하고 남은 잉여비료
토양 속에 남아 ‘비독층’ 형성
결국 식물 뿌리 제대로 못 자라
지나친 유기질 거름 사용은
낙엽은 좋은 유기질거름이 된다
나무 주변에 수북히 쌓여있는 낙엽들. 낙엽은 좋은 유기질 거름이 된다.

 

나무, 숲 그리고 자연이야기 -  (15) 흙이 위험하다

흙은 무엇인가. 동양철학 사상의 ‘천·지·인’은 만물을 구성하는 3대 요소를 삼재(三才) 혹은 천지인(天地人)이라 하였다.

하늘에는 하늘의 길이 있고, 땅에는 땅이 나아가야 할 길이 있고, 하늘과 땅 중간에는 사람이 가야할 바른 길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삼위일체가 되었을 때 하늘과 땅과 사람은 끊임없이 올바른 유전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흙이 위험하다는 명제가 심할지는 몰라도 지구 구석 구석의 땅이 지금 신음하고 있다. 땅은 일반적으로 인간이 건물을 짓거나 생존에 필요한 작물을 재배하고 생을 마치면 마지막에 돌아가야 할 곳이다. 그 중에서 인류를 먹여 살리는 땅은 고작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표토로부터 30cm 깊이다.

1cm의 토양이 지구 표면에 쌓이는 시간은 대략 200∼500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이러한 토양은 암석의 풍화산물과 각종 동식물로부터의 유기물이 혼합되어 기후·생물 등의 작용을 받아 변화되며, 특정한 토양단면의 형태를 이루는 자연체로서, 이것은 엷은 층으로 지구 표면을 덮고 있으며, 공기와 수분을 알맞게 함유하여 식물을 기계적으로 지지하고 양분의 일부분을 공급하여 식물생육의 장소가 되는 곳이다.

토양은 이렇듯 인류의 미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만물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이자 소중한 생명물질이다. 토양은 대상 지역의 환경 조건에 따라 물리·화학적 성질을 다르게 나타낸다. 이러한 토양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자연부산물이 썩어 거름이 된다
자연부산물들은 썩어 거름이 된다.


 
부엽토와 뿌리의 발달모습
부엽토와 뿌리의 발달 모습.


 
대형마트의 농산물
병해충 흔적이 없는 대형마트의 농산물.




매일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각종 채소와 열매는 과연 어떠한 토양에서 길러진 것들일까. 아마도 거의 생각해 보지 않는 명제일지 모른다. 대체로 채소의 색깔이 녹색으로 선명하고 짙으며, 과일은 병해충의 흔적이 없이 깨끗한 단맛이 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선입견과 신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짙은 녹색의 채소는 토양에 질소비료(요소나 유안)를 과도하게 주었을 경우 일시적으로 잎의 색깔이 짙어지면서 시각적으로 건강하게 보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질소 양분 수지(224.6kg/ha)를 보여 토양에 질소가 과다하게 투입되고 있다. 그 결과 질산태질소라는 발암 물질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과다한 화학비료에 의한 토양의 오염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토양속 식물 뿌리가 영양소를 흡수하고 남은 잉여비료 성분은 토양 속에 그대로 잔류하여 토양의 온도를 낮추므로써 식물 뿌리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바로 잔류 비료성분이 쌓여 비독층(肥毒層)이 생기는 것이다.

열매나 과일의 경우도 자연상태의 토양에서 자랐을 경우가 유기농이나 관행적으로 재배한 경우보다 당도가 더 높다. 일본의 자연농 전도사이자 저술가로 알려진 ‘가와구치 요시카즈’는 10여년 동안 자신과 가족을 희생해 가면서 이러한 사실을 입증했다. 소개하면 “풀이나 벌레, 소동물이 나고 죽고, 그 자리에 쌓여가며 ‘주검의 층’이 생기고, 거기에 미생물이 활동하며, 더욱 생명력이 넘치는 땅으로 바뀌어 간다. 갈면 일시적으로 흙이 부드러워지지만 곧바로 딱딱해진다. 그러므로 한 번 갈면 다시 갈아야만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자연계를 보면 알 수 있다. 아무도 간다거나 비료를 준다거나 하지 않는데도 나무는 크게 자라고 이윽고 숲이 되고, 산채나 버섯 따위가 해마다 돋아난다.”

기적의 사과를 만들어낸 ‘기무라 아키노리’라는 사람도 유기농 사과와 관행농 사과 그리고 자연농 사과의 부패 실험에서 유기질 거름과 관행적으로 키운 사과가 실온 상태에서는 가장 빨리 부패했지만 자연농으로 키운 사과는 부패하지 않고 수분만 빠지고 마르기만 했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잘 키운 과일의 당도가 높을수록 피토케미칼(phytochemicals)의 함량은 낮다. 피토케미칼은 주로 과일이나 채소류에 많이 분포하는데 우리 몸속에서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를 방지하거나 손상된 세포를 복원하는 기능을 하는 매우 중요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토양속에 화학비료나 동물성 유기질 거름을 과다하게 주었을 경우에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된다. 화학비료의 과다한 사용은 토양속 미생물의 생존 터전을 제거해 토양을 이롭게 하는 다양한 미생물을 사라지게 하므로 토양은 자생력과 회복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래서 끊임없이 식물은 인간이 주는 영양식인 비료만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식물도 이러한 반복된 행동의 결과 자연성을 점점 더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은 건강한 토양에서 자란 먹거리를 원하지만 이것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친환경농산물이나 유기농산물로 인증된 것을 찾게된다. 다만 순수 자연농에 의한 농산물은 토양의 모든 인공적인 유기물질과 화학성분이 제거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라 생산자의 경제성과 상충되어 우리의 현명하고 올바른 선택만 과제로 남게 되었다.

도시내 수목을 키우고 있는 토양은 어떨까. 도시는 건물과 도로의 건설 등으로 토양의 차폐(遮蔽) 현상이 심각한 곳이다. 바람과 물에 의한 토양의 유실, 도시개발로 인한 차폐와 흙의 다짐 현상, 그로 인한 토양 생물다양성의 손실, 토양의 과도한 사용으로 유기물이나 영양소의 고갈, 오염이나 농지 확대로 인한 산림의 파괴 등은 도심지 토양의 문제로 볼 수 있다. 특히 차폐는 토양을 아스팔트나 시멘트 등으로 포장을 하므로 식물의 생존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말한다.

나무는 차폐지를 피해 조그마한 숨구멍에 자신의 몸을 박고 살아간다. 원래 나무는 가지가 뻗어있는 곳까지의 공간이 뿌리가 숨을 쉬고 살아가는 터전이다. 충분한 생육 공간의 확보가 곤란한 도심의 경우 가끔씩 나무의 뿌리 주위가 부풀어 올라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토양 차폐로 살아가는 공간과 수분 부족으로 인한 뿌리조임 현상이다. 비가 올 경우 토양속으로 침투한 수분을 흡수해야 하는데 차폐로 인해 물은 배수로를 통해 흘러가 버린다. 그만큼 나무가 필요한 수분을 저장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연 산림의 경우는 베어지거나 바람에 의해 쓰러진 나무,,고사지(枯死枝)나 낙지, 낙엽 등은 그대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자신의 영토로 되돌아간다. 그래서 거름을 따로 주지 않아도 토양은 건강하다.

도시공원의 경우는 그나마 식물의 생육이 양호한 편이다. 며칠전 TV뉴스 시간에 한 기자가 공원 산책로 길에 떨어져 있는 낙엽을 가리켜 달갑지 않는 불청객이라 표현했다. 같은 현상이라도 보는 이의 견해가 다를수 있지만 자신의 몸에서 떨어진 낙엽은 분해되어 유기질 양분으로 또 다시 자신에게로 되돌아간다. 이렇게 자연은 물질순환이라는 법칙에 의해 생명체를 유지하고 번성시키는 것이다. 당시 기자는 차라리 낙엽을 모아 발효시켜 유기질 거름을 만들어 다시 그 나무에게로 돌려주자는 멘트만 했어도 그리 씁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토양이라는 위대한 물질과 인간의 건강, 그리고 토양에 가해지는 오염원과 위해 요소를 미리 방지해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운동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식물의 생존공간이기도 한 토양은 역사의 흔적이자 보고요, 문명의 토대라고 했다. 토양을 보호하는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의 경우 오염 토양에 대해 기금을 조성하여 우선 정화를 하는 슈퍼펀드(Superfund)나 토양 질을 평가하고 관리와 주요 전략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작성하여 농민들에게 제공하는 표토보전정책 프로그램(Soil Quality for Environmental Health), 그리고 영국의 이해당사자들과의 협력을 위해 하구 유역 지역의 농경지 관리 방안, 우수농산물관리제도를 운영하는 CAP프로그램(Common Agricultural Policy Cross Compliance) 등은 그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흙을 괴롭혀서는 안된다. 토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 우리나라 주요 사이트를 소개하면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토양 및 지하수 환경과 관련된 정책·정보를 제공하는 토양지하수정보시스템(sgis.nier.go.kr), 농진청에서 운영하는 흙토람(soil.rda.go.kr),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환경교육사업, 동영상, 음악, 게임 등 다양한 환경교육자료 및 정보, 소식을 제공하는 초록지팡이(keep.go.kr)가 있다.

토양은 어머니라고 했다. 어머니가 건강해야 태어난 자식이 건강하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소중한 흙을 살리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볼 일이다.

 
임종택 (나무치료사·대구한의대 환경조경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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