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제도의 공정성과 복잡성
대입제도의 공정성과 복잡성
  • 승인 2019.12.0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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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윤 SQ힉스아카데미 대표, 경영학 박사
교육부는 지난 11월28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조국 전 장관 관련 사태로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깊어짐에 따른 조치이다. 이 같은 조치로 말미암아 현재 고2 학생(2021학년도)부터 중2 학생(2024학년도)들은 각기 다른 방식의 입시를 치러야 한다. 특히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기 때문에 2028학년도에는 대대적인 대입제도의 개편이 이미 예고되어 있어서 이번 조치는 결국 임시방편적인 개편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의 우리나라 교육 정책의 우선적 과제는 ‘대입제도의 불공정성’보다는 ‘대입제도의 복잡성’의 해결에 있다. 대입제도의 공정성을 위해 입시 제도를 개편하다 보면 그 개편으로 인해 손해를 보는 집단의 불만과 반발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입시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각 대학과 학과의 전형 내용이 고3 담임선생님들도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복잡하다는 데 있다. 고3 선생님들도 파악하기 힘든 입시제도의 복잡성에 기생하는 고액 사교육과 입시 컨설팅 업체들로 인한 우리 교육계의 양극화 현상은 심각하다. 그러므로 입시제도 개편은 입시 제도의 공정성보다는 입시 정보의 불편성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경제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세법 전문가인 세무사가 자영업자의 복잡한 세무 문제를 돕고 있고 이를 위한 회계 및 세무 전산화가 도입되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은 세무사와 전산화의 도움으로 그들의 복잡한 세무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매년 수능을 치르고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입시정보의 편향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고액의 컨설팅비로 인하여 그들의 장래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입시 정보를 취득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빅 데이터와 AI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고 있다. 이제 입시제도의 복잡성과 그로 인한 입시 정보의 편향성은 빅 데이터와 AI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며칠 전에 은퇴를 선언한 프로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 경험이 그의 은퇴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했다. 바둑처럼 특화된 분야에서 AI는 신기에 가까운 능력을 발휘한다. 5천 년 동안 축적된 인간의 바둑 지능을 단시간에 따라잡은 ‘알파고’는 입시라는 또 다른 영역에서도 그 능력을 동일하게 발휘할 수 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입시 알파고’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입시 알파고’와 어느 정도 익숙하게 되었을 때, ‘입시 알파고’는 한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입력하자 말자 그의 지망 대학과 학과는 물론, 합격 가능한 전국 모든 대학과 학과의 정보를 단숨에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천재 바둑 기사 이세돌을 놀라게 한 ‘바둑 알파고’와 같이 ‘입시 알파고’의 위력은 입시 현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큼 그 위력이 대단하였다. 몇 개월 아니 단지 며칠 동안 배운 ‘입시 알파고’의 위력을 직접 경험한 것이다.

누구나 우리나라 입시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아무나 입시 제도를 개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열아홉 번의 개편을 거친 우리나라의 입시 제도가 아직도 오리무중인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입시제도의 개편은 공정성보다는 입시 정보의 불편성에 우선순위를 두어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입시제도의 복잡성으로 인한 입시 정보의 편향성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영역인 빅 데이터와 AI를 통하여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교육부는 이제 모든 학생들이 ‘입시 알파고’를 활용하여 각자 필요한 입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그것은 입시 정보의 편향성을 막을 뿐 아니라 입시 정보의 불편성(不偏性)과 입시제도의 공정성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다. 또 가장 적은 비용으로 교육의 양극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언제까지 매년 50만 명 이상의 졸업생들과 그 학부모들을 세법만큼이나 어려운 입시 제도의 수렁에 몰아넣을 것인가? 두 아이를 대학에 보내면서도 도저히 접할 수 없었던 입시 정보를 AI를 통해 늦게나마 접하게 되었지만, 때늦은 아쉬움보다 마음에는 오히려 큰 희망이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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