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첫 팝페라가수 배은희 “퓨전 아리랑 듣자마자 ‘내 곡’ 직감했죠”
지역 첫 팝페라가수 배은희 “퓨전 아리랑 듣자마자 ‘내 곡’ 직감했죠”
  • 황인옥
  • 승인 2019.12.04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 번째 싱글 앨범 ‘까치 아리랑’
국악기·재즈피아노, 새 구성 특징
“아리랑, 현대 감성 맞춰 계승돼야”
내년 초 음원 사이트 등록, 정식 데뷔
다양한 팀과 협연…영역 확장 노력
팝페라가수-배은희
팝페라가수 배은희. 2번째 싱글 ‘까치 아리랑’ 음원은 2020년 1월 1일 발매된다.

간드러지는 해금 선율에 “아침부터 좋은 소식 오~려나/내 님이 오~시려나”라는 소프라노의 노랫가락이 간들간들하게 실린다. 청아한 음색이 아침 공기를 가르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햇살처럼 싱그러운 피아노와 장구 선율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아리랑 아랑 아라~리오/깍깍깍 까치노래 춤추듯이 사방사방 님이 오~네/얘기꽃이 사랑꽃이/모락모락 피어나~네”라는 가사가 허공을 가른다. 설날 아침에 까치가 물어온 희망을 아리랑 가락으로 노래한 팝페라가수 배은희의 퓨전 신곡 ‘까치 아리랑’이다. 곡은 2020년 새해 첫날인 1월 1일 설날에 음원으로 발매된다.

퓨전 신곡 ‘까치 아리랑’이 예사롭지 않다. 국악기, 재즈피아노, 팝페라 등 익숙하고 편안한 장르들의 조합에서 친근함이 묻어난다. 소프라노에서 팝페라 가수로 전향한 배은희에게 작사가 박현수가 선사한 곡이다. 신비스러우면서도 경쾌하고 유려한하면서도 폭발하는 선율이 청아한 배은희의 음색과 잘 어우린다. 처음부터 그녀의 곡이었던 것처럼. “퓨전 국악을 성악가가 노래하는 아주 드문 형식의 노래가 될 것 같아요.”

김세레나부터 조용필, 하춘화에 이어 윤도현과 송가인에 이르기까지. 내노라하는 국민가수들이 전통아리랑부터 창작 아리랑까지 다양한 아리랑을 불렀고,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팝페라 가수로 전향하자 배은희도 자신만의 아리랑을 염원했다. 하지만 좋은 곡과 인연이 닿기를 기대하는 정도였지 애써 찾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다 박현수 작사가의 퓨전 곡인 ‘까지 아리랑’을 접하고, 한 치의 고민없이 2집 음원곡으로 낙점했다. “‘까치 아리랑’에 저의 음악적인 색깔을 모두 쏟아 어두운 세상을 희망의 기운으로 채우고 싶어요.”

지역에서 배은희는 애국가 전문 가수로 통한다. 지난해 대한씨름협회가 주관하는 씨름대회 국민의례에 애국가를 불러 호응을 이끌면서 큰 행사에 애국가 단골가수로 불려 다니고 있다. 평소 무대에서 애국심이나 민족애를 주제로 한 노래를 자주 불러왔던 그녀여서 애국가 전문 가수라는 타이틀은 더욱 정겹게 다가온다. 그녀의 1집 수록곡인 ‘내 님아’도 나라사랑을 주제로 한 곡이며, 이번에 발표하는 ‘까치 아리랑’도 그 연장선에 있다.

“민족의 정서가 녹아있는 전통아리랑은 후대에 계승·발전해야 해요. 그러려면 현대인의 감성에 맞는 새로운 아리랑도 계속해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은희는 팝페라 가수이자 1인 기획사 대표다. 혼자 공연 섭외하고, 의상과 화장, 운전가지 스스로 챙긴다.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는 어려움이 크지만 1인 기업의 장점도 없지는 않다. 이번 ‘까치 아리랑’의 경우처럼 “앨범 발매 이전에 무대에 먼저 노래를 선보이고 반응을 본 후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었던 것이 대표적이다. 전문 기획사의 경우는 불가능한 일이다. “‘까치 아리랑’을 정식으로 녹음하기 전에 실전 무대에서 완성도를 한껏 높인 이후 녹음을 진행 할 수 있어 좋았어요.”

지난해 팝페라 가수로 전향했지만 정식 데뷔는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까치 아리랑’ 발매 이후 곧바로 3번째 싱글앨범 ‘광화문’을 발매하고 첫 발표곡 ‘내 님아’와 함께 3곡을 각종 음원사이트와 방송국에 정식 등록하기 때문. 이로써 전국구 가수로 활약할 여지는 넓어진다.

“음원사이트와 방송국에 음원을 등록해야 각 방송사에서 제 음악을 방송에 내 보낼 수가 있게 됩니다. 내년 초에 3곡을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더 큰 무대로 나가고 싶어요.”

성악을 전공하고 팝페라 가수로 전향한데는 국내파의 설움이 있었다. 늦은 나이에 음악대학에 진학했고 결혼과 육아로 유학을 포기하면서 순수음악 무대와 멀어졌다. 국내파인 그녀에게 기회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팝페라 가수로의 전향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열망에 따른 일종의 차선책이었다. 지난해 11월에 첫 크로스오버 싱글앨범 ‘내님아’를 발매하며 대구경북 첫 팝페라 가수를 선언한 이후 그녀의 주가는 현재 수직 상승 중이다. 대구경북 공연장을 그야말로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결과적으로 무대 위에 계속 서고 싶다는 목표를 이룬 셈.

“팝페라로 전향하고 많은 공연에 불려 다니고 있으니 잘 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겠죠.(웃음)”

팝페라 가수로 전향하고 1년이 지난 지금, 그녀에게 예기치 않은 희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 10월에 북구어울아트센터 무대에 CM오케스트라와 협연무대를 가졌고, 몇년 전에는 안산시립국악단과도 협연했다. 또 지난 3일에는 경북도립교향악단과의 협연 무대도 가졌다. 팝페라가수로 전향하고 오히려 순수 음악 무대에서 불러주는 역현상이 일어난 것. 배은희의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내년에 정통 성악과 팝페라 무대에서 동시에 그녀를 볼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

“내년에는 시·도립 교향악단과 국악단, 다양한 연주팀과 성악으로 협연무대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러면서 팝페라 가수와 정통 성악가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싶어요.”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