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어겼다” 택시노조 반발…대구 ‘카카오T’ 발대식 불발
“합의 어겼다” 택시노조 반발…대구 ‘카카오T’ 발대식 불발
  • 조재천
  • 승인 2019.12.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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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측 “근로조건 차별은 물론
기사 선정·변경 협의 안 거쳐”
DGT “강제운행 등 사실 아냐
발대식·정식운행일 점차 논의”
양측에 낀 대구시 난처한 입장
4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교통연수원 앞에서 전국택시산업 노동조합 대구 지역본부 주최로 열린 카카오T 블루 발대식 반대 집회에서 참석한 택시노조원들이 카카오 택시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교통연수원에서는 카카오T 블루 발대식이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4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교통연수원 앞에서 전국택시산업 노동조합 대구 지역본부 주최로 열린 카카오T 블루 발대식 반대 집회에서 참석한 택시노조원들이 카카오 택시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교통연수원에서는 카카오T 블루 발대식이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서울에 이어 대구에서도 ‘카카오T 블루’(이하 ‘카카오 택시’)가 운행되고 있지만 예정된 발대식이 불발되는 등 진통을 앓고 있다. 전국택시산업노조 대구지역본부(이하 ‘택시 노조’)가 근로 조건 악화 등을 이유로 카카오 택시 운행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택시 운영을 허가한 대구시도 양측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인 KM솔루션과 운송가맹사업 제휴를 맺고 카카오T 블루 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DGT모빌리티는 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시교통연수원에서 카카오 택시 발대식을 열기로 했지만 취소했다. 발대식이 열리는 행사장 앞에서 택시 노조가 DGT모빌리티 출범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 탓이다. 집회 현장에는 ‘투쟁’이 적힌 빨간 머리띠를 한 조합원 200여 명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카카오 택시 서비스는 스마트폰에 설치한 ‘카카오T’ 앱에서 ‘카카오T 블루 택시’를 부르면 주변에 있는 택시가 배차되는 시스템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1일 택시 서비스 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사업 허가를 내줬다. 카카오 택시는 차량 내 공기 청정 시스템과 휴대폰 충전기 등 편의 시설을 갖추고, 운전기사들은 정기적으로 친절 교육을 받는다.

대구지역 90개 법인 택시 업체 가운데 40개 업체가 가맹 회원사로 등록돼 지난달 28일부터 1천여 대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택시 노조는 DGT모빌리티가 대구시로부터 택시 가맹 면허를 취득하자 지역 택시 업계와 구두 합의한 내용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택시 노조 관계자는 “DGT모빌리티가 기존 근로자와 가맹 사업 운행 근로자 간 근로 조건을 차별하고 있는 것은 물론 운전기사를 선정하거나 변경할 때 당초 노조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약속했지만 어겼다”면서 “택시 기사들의 근로 조건을 열악하게 만들고 노·노 갈등을 부추기는 행태를 그냥 두고 보고만 있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 노조가 주장하는 당시 구두 합의 내용은 △종사원 선별 가입 철폐 및 가입 기준 완전 공개 △단체 협약 및 임금 협정서 승계 △가맹 사업자의 콜비 수익 독점 금지 △차량 내부 편의 장비 설치의 형평성 △강제 배차·강제 노동 금지 △불법 파견 금지 및 계약 조건 완전 공개 등이다.

카카오 택시를 운행 중인 권 모씨는 강제 배차와 관련해 “5초 안에 콜 거절을 누르면 배차를 취소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 강제 배차로 볼 수 없다. 볼일을 못 보지도 않는다”며 “고의로 고객에게 가지 않으려고 거절하면 패널티를 받는데, 적정 개수를 받으면 제명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홍 DGT모빌리티 대표는 “택시 노조가 주장하는 강제 운행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하며 “오늘 발대식을 취소한 것은 택시 노조의 집회 탓이 크다. 물리적 충돌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했다. 취소한 발대식을 언제 다시 개최할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 발대식과 정식 운행일은 점차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DGT모빌리티와 택시 노조 사이에서 대구시도 골치를 앓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양측을 만나 서로 간의 의견을 좁힐 수 있도록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시가 직권으로 문제를 해결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조재천·김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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