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일러스트 작가
대구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일러스트 작가
  • 황인옥
  • 승인 2019.12.0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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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영, 서울서 개인전
홍진영-서울개인전
홍진영 작.

애초에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때만 해도 파리 시민으로 정착한다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 경희대학교 도예과에 입학하고 도예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자 유학을 결심했고, 프랑스 국립 뚜흐미술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파리에 있는 대자인 대학에서 석사를 받았다.

예상대로라면 졸업 후 귀국길에 올랐을 것이지만 졸업과 동시에 디자인 전문회사에 취직이 되는 바람에 눌러 앉았다. 2년을 그 회사서 근무하고 이후 6년간은 프리랜서로 활동했다. 주 업무는 그래픽 디자인과 아트디렉팅이었다. 홍진영이 “운이 좋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지도교수님이 운영하던 회사에 취직된 것이 파리 정착의 계기가 되었어요.”

8년간 프랑스에서 쌓은 그녀의 포트폴리오는 화려하다. 명품 디자인 회사의 홍보 업무 전반을 컨트롤했다. 광고 컨셉과 로고의 정체성 잡기, 사진촬영, 광고 디자인까지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진두지휘했다. 라코스테, 에르메스, 모이 등의 명품 가방과 샴페인 ‘헨리오’, 구딸파리의 오드아드리앙 향수 등 다양한 분야의 명품들이 해당됐다. 그 중 모이나와 구딸파리는 일러스트만 맡았다.
 
동양인으로써 디자인 강국 프랑스에서 세계적인 명품의 광고를 디렉팅하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디자인 트렌드를 읽으며 의미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왔다. 경쟁력의 원천은 역시 시대적인 감각의 흐름을 포착하고 사람들의 감성 자극을 이끌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중요하죠.아무리 단순한 광고라도 그 속에 뿌리가 없으면 디렉팅 과정에서 흔들리게 되니까요.”

일도 일이었지만 프랑스에 정착한 결정적인 이유는 또 있다. 결혼이었다. 작가는 졸업 후 프랑스 남성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러스트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에 대한 목마름이 커지면서 전업작가의 길로 접어들었어요.”

대구 출신의 일러스트 작가 홍진영이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카레라이커스 지하 갤러리인 쇼앤텔에서 개인전을 시작했다. ‘빛과 色’전이라는 제목으로 일러스트 작품 20여점을 걸었다. 그녀의 국내 첫 전시에는 명품 반지에 아이스크림, 초인종 자리에 뮤직, 명품 가방에 꽃 한송이 등의 대비나 색채의 대비에 집중한 작품들이 걸렸다. 예술과 무관한 일상 속 물건을 새로운 느낌으로 상징화하는 일종의 오브제화다. 아트디렉터 경험이 작품에 녹아든 상황.

그녀가 “구찌 가방에 튜율립을 가득 그리거나 수영장에 공 대신 수박을 그렸다. 평범한 풍경인데 자세히 보면 다르게 보이는 풍경”이라고 설명했다. “불현 듯 한번 웃을 수 있거나, 의아해 하거나, 공감할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평범한 일상에서 의식을 반짝 하며 한 번 터트리는 것이죠.”

전업작가를 선언했지만 프리랜서 활동도 병행한다. 현재 그녀는 현재 프랑스 일간 신문 레제코에 일러스트 삽화를 연재하고 있고, 출판사의 요리책과 베니스를 소개하는 책자에 일러스트도 참여했다. 특히 일러스트에 한창 재미를 붙이고 있다며 작업의 진화를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저와 일러스트 작업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명품 디자인하면서 오브제를 돋보이게 하는 방식을 차용하면서 일상과 대비되는 지점을 계속해서 표현해 가려 합니다.” 전시는 29일까지.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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