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담배·전자담배 덜 해롭다? “입증 안 돼”
순한담배·전자담배 덜 해롭다? “입증 안 돼”
  • 조재천
  • 승인 2019.12.1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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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코틴에 속지 마라
더 자주 피우며 보상행동만
체내 니코틴은 전혀 줄지 않아
의지만으로 금연 성공률 5%
홀로 힘들다면 전문가 도움을
패치·껌 등 니코틴대체제 사용
담배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출고된 모든 담배에 새로운 경고 그림 및 문구를 넣었다. 전영호기자

흡연자들은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피운다. 혈연이나 학연, 지연 못지않게 끈끈한 인연이 흡연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점차적인 금연을 위해 전자 담배를 피우는 이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대개 흡연자들은 연말이 되면 금연을 새해 목표로 삼지만 개인 의지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또 금연이다.

흡연은 한국인의 3대 사망 원인인 암,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과 모두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흡연으로 인한 암 종류는 폐암, 후두암, 구강암, 방광암, 췌장암, 신장암 등 8가지에 달한다. 기관지염, 폐기종과 같은 만성 폐질환은 물론 뇌혈관 질환,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과 골다공증, 백내장 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도 흡연이다.

◇순한 담배가 몸에 덜 해로울까

현재 시중에는 약 60종의 저타르, 슬림, 라이트, 마일드 담배가 판매되고 있다. 담배를 피울 때 불안감과 죄의식을 느끼는 흡연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니코틴이나 타르의 함량을 줄인 담배다. 흡연자들은 순한 담배를 피우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는 있으나, 혈액 내 니코틴의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담배를 더 자주 피우거나 깊이 빨아들이는 보상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일반 담배에서 저타르, 슬림 담배로 바꾸는 것은 건강상 이득이 없다. 체내의 니코틴은 전혀 줄어들지 않으면서 담배 구입 비용만 늘어나는 셈이다. 현재 여러 나라에서는 ‘마일드’나 ‘라이트’로 판매되는 담배의 생산을 중지하거나 해당 용어를 담배 갑에 넣지 못하도록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자 담배는 어떨까

전자 담배는 특수 제작된 가열 장치로 담배를 가열해서 나오는 연기를 마시는 궐련형 전자 담배와 니코틴을 포함한 용액을 충전식 기화 장치를 통해 증기 형태로 흡입하는 액상형 전자 담배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궐련형 전자 담배는 담뱃잎을 직접 태우지 않아 일반 담배 연기보다 유해 물질이 적다고 주장하는 제조사의 주장과 달리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는 거의 없다. 액상형 전자 담배는 니코틴을 포함한 여러 유해 물질과 성분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다양한 첨가제가 포함돼 있어 예기치 못한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전자 담배 사용자의 경우 일반 담배와 전자 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중복 흡연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현재까지 나온 연구 결과들을 볼 때 전자 담배의 금연 효과는 불분명한 것이 사실이다.

◇금연 첫 주, 금단 증상 가장 커

담배가 흡연자와 끈끈한 인연을 맺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니코틴 중독에 있다. 니코틴이 부족하면 식욕 증가, 기분 저하, 우울감, 불면, 불안, 초조함, 집중력 감소 등 증상이 나타난다. 금연을 어렵게 만드는 금단 증상은 보통 금연 첫 일주일 동안 가장 심한데, 이 고비를 넘기는 것이 금연 성공을 좌우한다. 금연 한 달 정도가 지나면 감정적 증상은 호전되지만, 특정 상황에서 담배를 찾는 행위는 이보다 오랜 기간 지속되기도 한다.

니코틴 금단 증상은 니코틴 대체제(패치, 껌, 사탕)와 금연 약물 사용으로 경감할 수 있다. 따라서 금연 시작 전 금연 클리닉에 내원해 상담과 함께 필요시 약물 요법을 병행하면 금연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또 휴식과 명상, 산책과 운동으로 욕구 불만, 초조감, 불안감 등을 조절해 볼 수 있으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취침 전 온수 샤워, 이완 운동은 불면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

오랜 시간 담배를 피워 온 흡연자의 경우 자신의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3~5%에 불과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막연하게 담배를 끊으려고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그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움말=최혜인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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