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국민을 우습게 아는 더불어민주당
[윤덕우 칼럼] 국민을 우습게 아는 더불어민주당
  • 승인 2019.12.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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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요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보면 볼수록 가관이다. 여당으로 권력의 맛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수십년 장기집권을 꿈꾸는가 보다. 검찰개혁을 빌미로 검찰도 수시로 겁박한다. 검찰을 우습게 여기는 여당이니 국민들은 말할 것도 없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에 솔솔한 재미를 붙였다. 당리당략에 따라 야합하는 2·3·4·5중대까지 생겼으니 이제 무서울 것도 없다. ‘4+1’ 의석수는 163석이다. 게다가 엄정 중립을 지켜야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조차 여당 편들기 바쁘다. 중재는 말로만 하고 있다. 초록은 동색이니까. 그러니 정부·여당 입장에서 의석수 108석에 불과한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다. 이제 웬만한 것은 자기들끼리 야합해서 입맛대로 주무를 수 있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자유한국당의 반발 속에 512조2505억원, 사상 최대의 예산이 단 28분만에 통과됐다. 무능한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중과부적이었다. 이날 본회의엔 ‘4+1’,무소속 의원들만 투표에 참여했다.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세금 도둑” “날치기 처리”를 외치며 반발했지만, 예산안 처리를 저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당 소속 예결위원장인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그야말로 예산을 도둑질한 도둑의 무리”라고 했다. 그는 “소수당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은 소리를 지르는 것밖에 없다. 국민은 이제 무거운 세금에 짓눌려 살아야 한다”고 했다. 힘없는 제1야당으로서는 눈뜨고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2월 1일 예산안 자동부의제도가 도입된 2014년 이래 1·2당이 합의하지 않은 예산안이 처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퍼예산안 강행처리에서 봤듯이 여당은 이제 마음만 먹으면 국회에서 뭐든 마음대로 처리 할 수 있는 분위기다. 무늬만 야당인 범여권 군소정당들을 잘만 구슬리면 국회를 떡주무르듯 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예산안 강행 처리는 시작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제1야당을 뺀 합의가 가져올 향후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며 예산안 강행처리를 관철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국회 신속처리(패스트트랙) 안건(공직선거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협상에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아니나 다를까 예산안이 통과되자 한국당을 배제한 채 더불어민주당과 범여 군소 정당들이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국회에서 일방 처리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민주당과 정의당, 호남계 군소 정당들 간 세부 조항 다툼으로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이들은 조만간 국회 본회의 처리에 나설 것이다. 서로 한 석이라도 더 가져오기 위해 이들이 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기가 막힌다. 여당은 정권의 사활이 걸린 공수처 통과용 표를 모으기 위해 군소 정당들을 끌여 중대한 선거제도 변경을 미끼로 이용하고 있다. ‘4+1 협의체’라는 이름으로 ‘게임의 룰’을 상대방의 동의도 없이 국회를 통과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선거법 개정 법안은 의원들조차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민주당은 지역구 250석, 비례대표 50석으로 의석을 나누되 비례대표 50석 중 최대 30석에만 ‘캡’(cap)을 씌워 연동률 50%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정의당 등은 이 방안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석패율제’도 불쑥 나온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국민들 입장에서는 생전 처음 듣는 생소한 용어들뿐이다. 생업에 바쁘고 정치에 무관심한 국민들은 이들의 안중에 없다. 야합이라도 이런 야합은 없다.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제도와 수사제도를 제1야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 통과시키는 일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15일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에 대한 ‘원천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법안 통과를 ‘총력 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한국당이 신청한 임시국회 회기 결정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불허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관련, “무제한 토론의 대상이 아니라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고만장한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협상에 임하지 않는다면 ‘역사의 낙오자’가 될 수 있다며 압박하고 나섰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 대해 “공안정치를 연상케 하는, 황교안의 독재라는 구시대 정치가 우리 국회를 파탄내고 있다. 황교안 야당독재시대를 끝내야 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화의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고목에서 새싹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요즘하는 행태를 보면 당명과 달리 ‘민주’를 찾아보기 힘들다. 힘의 논리만 있을 뿐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정당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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