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죽글러브 “장애 여부보다 사람을 보고 투자하라”
송죽글러브 “장애 여부보다 사람을 보고 투자하라”
  • 이아람
  • 승인 2019.12.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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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10명서 현재 23명으로
직원 근무환경 개선도 힘써
부모·보호자와도 상시 소통
업체 설립 후 다양한 賞 받아
100종 이상 제품 개발·생산
올해 ‘NBR코팅장갑’ 출시
정대표-송죽글러브
송죽글러브 정선희(여·58) 대표는 장애인 고용을 10년 새 2배 가까이 늘리는 등 엄마같은 마음으로 이들을 돌보고 있다.

 

<장애인 고용 모범업체를 찾아서> 송죽글러브

“장애인 고용, 사랑으로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분명 도움됩니다.”

경북 성주군 선남면 용신공단에 있는 송죽글러브 정선희(여·58) 대표는 장애인 고용을 10년 새 2배 가까이 늘려 사회적약자들의 경제활동을 넓히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송죽글러브는 올해 대구 지역 ‘장애인고용 우수사업주’로 선정됐다.

정 대표는 “아직 너무 부족한 점이 많은데 큰 상을 받게 돼 부끄러운 것도 있다”며 “회사 이름인 소나무(松)와 대나무(竹)에 걸맞게 앞으로 더욱 장애인 근로자 고용 창출에 힘쓰고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문승훈송죽
문승훈(39·중증장애인)씨가 편직기계에 장갑을 틀에 끼우는 작업을 하는 모습.

장애인고용 우수사업주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매년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제24조 및 동법 시행령 22조에 따라 선정한다. 인증일로부터 3년간 정부(국방부, 조달청) 물품 용역 심사시 가점, 병역특례업체 선정시 우대, 국세청 모범납세자 심사시 우대, 정기 근로감독 면제, 산재예방시설·장비 등 구입자금 융자 심사시 우대, 금융기관 대출금리 우대, 장애인고용공단 무상지원 및 융자 심사시 우대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송죽글러브는 2009년에 장갑생산업체로 최초 설립 후 2013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2013년 6월 19일에 공단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인증받았다. 2014년 3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행복나눔기업 인증, 경북고용증진대상, 수출유공기업, 여성벤처기업표창 등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등 공적을 인정받고 있다.

정 대표가 장갑 공장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남편 허민 회장이 장갑 생산분야 전문 기술자이기 때문이다. 본래 시댁에서 가내공업 및 유통판매 형태로 운영해오다 장갑 수요가 늘자 정 대표와 남편이 별도로 공장을 차리게 된 것. 산업용 PU코팅장갑과 라텍스 코팅장갑 등 100여 종이 넘는 장갑을 개발 생산하고 있으며, ICR(국제인증원)로부터 품질·환경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아 30년이 넘는 오랜 경험과 열정을 가지고 내구성이 강한 면편직과 코팅기술력으로 연구를 거듭한 끝에 올해 신제품으로 NBR(니트릴-부타디엔 합성고무)장갑을 출시한 등 장인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정 대표는 동종 업종 회사 등에서 장애인근로자를 채용하는 것을 보고 직접 고용을 고려했다. 특히 편직기계에서 장갑을 틀에 끼우거나 포장 등을 하는 작업에는 지적장애인과 발달장애인들이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다고 판단, 초기에는 10명 정도를 공단을 통해 소개받고 채용을 시작했다. 이후 고용을 차츰 늘려 지금은 23명의 장애인이 근무 중이다.

그도 처음에는 ‘장애인들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며 인내하며 사랑으로 대하다보니 지금은 정이 들어서 하루라도 안보이면 걱정이 될 정도라고. 부모님과 보호자 등과는 상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근황을 알린다고 전달했다.
 

NBR코팅장갑_송죽
올해 신제품으로 출시한 NBR코팅장갑은 니트릴코팅으로 기름작업에 강하다. 내마모성과 그립성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항공우주, 세라믹관련 산업, 석유화학관련 작업 등에 용이하다.

실제 정 대표는 장애인근로자 개개인을 살뜰히 챙기는 것으로 보였다. 식당 리모델링 및 기숙사 보일러 교체 등 직원 근무환경 개선에도 신경을 쓰고 있어 장기근속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창립멤버로 입사해 10년 넘게 근무 중인 문승훈(39·중증장애인)씨는 “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소개받고 취업하게 됐다”며 “일이 어렵지 않고, 열심히 자기 일만 잘하면 누가 뭐라 하지도 않는다. 사장님과 직원들이 차별하지 않고 잘 대해 주셔서 지금까지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장애인고용을 계획 중인 다른 사업주들에게 장애 여부보다 사람을 보고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최초 설립으로부터 10여 년, 법인 이후 6년여 동안 장애인 근로자들이 많이 있음에도, 큰 산재나 안전사고 없이 지내온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분명 어려움은 있겠지만 장애인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보며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앞으로도 좋은 품질의 장갑개발로 해외수출이 늘어나고, 정부부처 용역 납품시 가점을 활용해 군부대에 우리 공장 장갑이 납품되는 등 성과가 나면 보다 많은 장애인들을 채용해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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