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테이프 붙인 장비로 월드컵 메달 3개…
[기자수첩]테이프 붙인 장비로 월드컵 메달 3개…
  • 승인 2019.12.1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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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기 기자


안동시제트스키협회 소속 국가대표 이민(40) 선수 등 한국선수단 10여 명이 세계 최대 규모 제트스키 월드컵인 ‘2019 태국 킹스컵 국제 제트스키 대회’에 출전(본지 2일, 5일, 9일 보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3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해 짠한 감동을 주고 있다.

비인기 종목으로 공적인 지원을 전무했지만 기량과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세계 40여개국 선수·임원 등 3천여 명이 참석한 대회(3일~8일)에 타국선수단은 국가와 지자체의 전격지원으로 출전했다.

월등한 장비에 여유분 엔진을 비롯해 3~4대의 제트스키, 각종 소모품과 전문정비사까지 대동했다.

반면 한국선수단은 명칭만 국가대표일 뿐 레저 활동을 즐기던 동호인로 장비도 빈약하기 그지없었다.

중고제트스키를 태국까지 운반하기 위해 힘든 컨테이너 승·하차 작업을 출전선수들이 직접 감내했다.

1천여만 원에 달하는 운반비 등 소요경비를 선수들이 감당하면서 1대의 제트스키를 2~3명이 번갈아 타며 경기에 임해야 했다.

새벽녘까지 제트스키 정비에 몰두, 거의 뜬눈으로 경기에 임하는 등 컨디션조절은 사치일 뿐, 정신력으로 버텼다.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이민 선수의 경우, 신인 김일란(27·안동시제트스키협회) 선수와 1대의 제트스키를 번갈아 타며 출전했다.

이민 선수의 제트스키는 경기도중 상대선수 제트스키와 충돌하면서 앞·뒤·옆면이 모두 파손되는 등 만신창이가 됐다.

마지막 4차전을 앞두고 이민 선수는 임시방편으로 테이프를 붙이고 출전, 메달(8위)를 획득하는 투혼을 불살랐다.

메달 2개를 획득한 김지연(37·경산모터뱅크) 선수 또한 기본적인 장비만 갖추고 출전한 것이 알려져 타국선수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안동대학교를 졸업한 이대수(33·팀코리아) 선수 등 상위권을 지켜온 몇몇 한국선수들은 엔진고장, 파손 등으로 기권하면서 많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대부분 경북출신인 한국선수단은 그동안 정식코스도 없는 안동댐 주진교 인근에서 깜깜이 연습으로 기량을 키워왔다.

출전 제트스키에 튜닝 등 수천만 원을 투입한 타국선수단에 비해 테이프를 붙이고 출전하면서도 국위선양에 몸을 던진 한국선수단의 정신력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제트스키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다. 2022년 중국 항저우 대회를 겨냥,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국가대표단에 대한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각 지자체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안동=지현기기자 jh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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