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급 지도자 ‘험지출마’ 당연하다
당 대표급 지도자 ‘험지출마’ 당연하다
  • 승인 2019.12.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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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이 드디어 전가의 보도를 꺼내들었다. 한국당이 17일 내년 총선에 출마할 당 대표급 지도자들에게 ‘전략적 지역’ 출마를 권고한 것이다.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에 맞춰 홍준표 전 대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이완구 전 총리 등 당내 유력인사들을 향해 노골적으로 험지 출마를 권한 셈이다. ‘권고’라고 하지만 ‘명령’에 다름아니다. 공천룰로 작동하게 되면 그 누구도 승복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전략적 거점지역은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등에 빼앗겼지만 한국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 중량감 있는 한국당 주자가 나서면 역전을 노려볼 만한 지역구를 뜻하는 소위 ‘험지’이다. 이와 관련해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대구를 포기하고 수도권 험지출마’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반면 홍준표 전 대표는 “출마 지역도 내가 판단한다. (당에서) 왈가왈부 마라”고 해 당과 접점을 찾을 지 주목된다.

다만 황교안 현 대표는 험지출마 권유를 모호하게 비껴갔다.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인 이 의원은 ‘지금 대표나 지도부도 권고대상에 해당되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지도자가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어디에 나가라고 할 수는 없다”고 두루뭉술 답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도 “(황 대표가) 기준에 해당하면 (추후 발족할)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래서는 안 된다. 공천의 칼날을 바로 세우려면 황 대표부터 자신을 험지에 내 던지는 용단이 필요하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양지만 쫓던 사람들이 숨어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받아 쳤다. 그는 “나는 당이 어려울 때마다 앞장서서 대여 전사를 해왔고 지난 탄핵 대선 때는 궤멸 직전의 당을 살리기도 했다“고 강변했다. 자화자찬에 가깝지만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다. 황 대표가 새겨듣지 않는다면 리더십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국당은 2016년 20대 총선부터 이듬해 대통령선거, 지난해 지방선거까지 연전연패했다. 문재인 정부의 거듭된 실정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고 있다. 해법은 변화와 혁신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공천권만 따내 국회의원직을 계속하려는 풍토를 바꾸는데 있다. 지금 상태라면 내년 총선도 그 결과는 뻔하다. 자칫 군소 지역정당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한국당의 분발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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