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애인의 날에 부쳐
<기고>장애인의 날에 부쳐
  • 승인 2010.04.1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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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권 경북지체장애인협회장

오는 4월 20일은 제 30회 장애인의 날이다. 우리사회가 장애인의 날을 공식적으로 지정하고 기념해 온 세월이 30년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그 세월만큼 장애인을 대하는 사회적 시선도 동정과 시혜의 개념에서 조금씩 탈피해 왔다. 이와 함께 장애인 스스로 사회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와 이미지를 부각시켜 왔다.

그 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장애인의 정치 참여다. 수많은 장애인들은 전국적으로 조직적, 산별적으로 정치적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영향력 또한 크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를 비롯한 장애인 단체는 지난 1월 매니페스토추진단을 발족해 장애인정책 정견을 발표하고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활동을 전국적으로 펴는 등 적극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을 비롯한 다수의 정당에서 “소외계층 배려차원에서 비례대표 선정 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을 당선가능성 범위 안에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이제는 배려의 선을 넘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층에 대한 공천 몫을 확실히 배정해 줘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 당사자가 장애인 복지정책 수립과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당위성뿐만 아니라, 장애인과 여성 등 사회 소수자의 요구를 반영하고 정책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의 정치참여를 보장해 주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사회 곳곳에서도 장애인의 정치권 진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부산시의사회는 지난 13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각 당 부산시당에 6ㆍ2 지방선거의 지방의원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할 때 장애인을 배려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또 경주시지역 8개 장애인단체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는 장애인단체가 직능과 사회적 대표성을 인정받기에 충분하다”며 “장애인단체는 지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단체 중 하나로 한나라당은 비례대표에 장애인단체 대표를 반드시 할애해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이외에도 많은 언론에서 비례대표 선정 시 당선 가능성 내에 사회적 약자 몫을 배정해야 한다는 보도를 냈다.

장애인 당사자로서, 장애인단체장으로서 이러한 현상은 무척 고무적이다. 우리 장애인들이 그동안 어려운 신체여건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정치참여 활동을 해 온 것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뜨겁기까지 하다.

마음 같아서는 오는 6ㆍ2 지방선거에 우리 장애인들이 지역구에 출마해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신체적 여건상 지역구 출마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광역의원, 기초의원 비례대표 선정 시에 우리 장애인들의 몫 배정이 그 누구 보다 우선돼야 한다. 장애인의 정치권 진출은 이제 사회적 동의를 얻을 만큼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이 용단을 내려주길 바라는 바이다.

서른 번째 장애인의 날, 6ㆍ2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장애인들의 정치권 진출이 희망이 아닌 현실이 되길 진정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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