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기획자, 24일부터 수성아트피아·7T갤러리 데뷔전 ‘Awake’
이정미 기획자, 24일부터 수성아트피아·7T갤러리 데뷔전 ‘Awake’
  • 황인옥
  • 승인 2019.12.1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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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든 기획자든 내면을 깨우는 게 중요”
예술가서 전시기획자 발돋움
5인 회화·영상·설치 등 소개
성찰 의지 담은 작품들 돋보여
토크·워크숍 프로그램도 준비
류은미-새벽의자화상
류은미 작 ‘새벽의 자화상’

임대화-자화상
임대호 작 ‘자화상’

이정미
이정미 기획자
올 한해는 유난히 힘에 부쳤다. 원인을 따지고 들었을 때 자책하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그 순간 무력감이 밀려왔고, 돌파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때마침 수성아트피아가 올해 처음 실시하는 수성 르네상스 신진 전시기획자 양성 프로젝트 공모가 난 것을 보고, 주저없이 도전장을 던졌다. 그룹전과 개인전을 개최하며 작품 활동을 펼쳐왔지만 전시 기획은 생소한 분야여서 두려움도 없지 않았을 법 한데 그녀는 주저함이 없었다.

이정미가 “전시기획자 양성이라는 문구를 보자 도전정신이 발동했다”고 고백했다. “예술강사와 작가로 활동하면서 전시기획에 대한 관심이 있었어요. 그러다 제 안의 여러 가지 두려움을 깨트리고 저의 발전적인 성장을 해보는 계기로 삼자는 생각에서 이번에 전시기획자로 도전하게 됐어요.”

대구가톨릭대학과 동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이정미가 기획자로 데뷔한다.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과 7T갤러리에서 기획자로 참가해 전시를 펼쳐낸다. 전시제목과 주제는 ‘Awake’. ‘(마음, 정신을) 깨우다’로 해석된다. 작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면을 깨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개인적인 깨달음에 의해 정한 주제였지만 이는 전시에 참여하는 젊은 작가들에게도 해당된다. “저나 젊은 작가들에게 ‘Awake’가 예술을 계속 해나가는 원동력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 주제를 정하게 됐어요.”

그녀가 선택한 작가는 모두 5명. 김수호, 류은미, 임대호, 최수영, 최신우 등. 이들은 모두 스스로 되돌아보며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창조적 진보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태도를 가진 작가라는 공통분모로 모였다. 전시에는 이들 5인의 회화, 설치 및 영상 등이 소개된다. 또 아티스트 토크와 작가 워크숍 등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알차게 구성된다.

전시는 ‘꿈에서 깨어나고’ 다시 ‘꿈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담은 2개의 섹션으로 각기 다른 전시장에서 구현된다. 담담히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며 미몽(迷夢)으로부터 깨어나려는 성찰의 의지라는 서사를 탄탄하게 구축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수성아트피아 전시는 김수호, 류은미, 최수영, 최신우가 ‘꿈에서 깨어난다’는 의미의 ‘마중’이라는 소제목으로 펼쳐낸다. 작가 김수호는 여러 겹 중첩된 붓질을 통해 중후한 색감을 통해 ‘상실’의 감정을 펼쳐놓는다. 류은미는 자연과 일상의 풍경에서 느낀 감정을 화면에서 반짝이는 불빛과 모스부호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객의 참여로 모스부호의 형태를 완성한다. 그리고 임대호는 거울과 영상 인터액션을 이용해 잔상과 왜곡, 그리고 실제의 상호연관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거울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매개로 작용한다.

7T 갤러리는 ‘다시 꿈으로 돌아온다’는 의미의 ‘꿈에’라는 소제목으로 김수호, 류은미, 임대호, 최수영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 기획자는 이 섹션에 대해 “다시 꿈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풍요로운 상상의 세계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꿀 수 있는 권리를 찾는 동시에 꿈을 구체화하기 위한 숙성의 시간을 가지는 의미를 지닌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최수영은 일상에서 마주했던 두려움과 불안의 감정을 불러일으켰던 풍경을 독특한 분위기로 표현하고 최신우는 병약했던 유년시기에 어쩔수 없이 수동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의지를 작품으로 구현한다.

기획자 이전에 작가였던 이정미는 역설적인 상황을 작품으로 표현해왔다. 4월의 담벼락이 있는 풍경이나 자갈이나 시멘트 틈 사이를 비집고 올라오는 풀 등 부조화적인 풍경을 시각화했다. 작가는 이러한 부조화를 통해 의식의 확장을 모색했다. 하지만 작가로써 한계에 부딪힐 때도 없지 않았다. “활동을 지속할수록 계속해서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가야 한다는 책임감도 커졌지만 제 상황에 작업에만 몰두할 수 없었어요.”

기획자로 첫 도전인 만큼 두려움이 앞설 것이라는 예단은 이 젊은 기획자에게 해당 무(無)였다. 이 기획자는 “프로젝트 전 과정이 결정해야 하는 일들의 연속이어서 힘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내 의도를 하나하나 실현해 가는 과정에서 작가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나 자신도 돌아보게 된다. 그 모든 것이 새롭게 깨어나는 순간처럼 즐겁다”고 언급했다.

“기획의 의도에 맞는 작가 선택을 잘 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아요. 신진 기획자의 제안에 선뜻 응해주신 작가님들이 너무 고맙기도 했어요. 이분들과 계속해서 소통하며 서로의 작업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도 큰 기쁨이에요.”

첫 기획을 진행하며 얻은 소득이라면 ‘자신을 깰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소득은 따로 있다. 그녀가 “작가에 대한 새롭게 생겨난 각별한 애정”을 언급했다. 일종의 책임감 같은 것이었다. 작가들과 소통하면서 작가를 넘어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까지 확장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 것.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인연이 된 작가들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며 그분들의 작업을 응원해 주고 싶어졌어요.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으면 찾아서 도와주고 싶다는 염원도 생겼고요.”

전시는 24일부터 29일까지. 수성아트피아 053-668-1800, 7T갤러리 070-8259-5456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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