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 ‘시동’ 미숙한 청춘들의 세상 적응기
웹툰 원작 ‘시동’ 미숙한 청춘들의 세상 적응기
  • 배수경
  • 승인 2019.12.1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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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배달원·사채업자 하수인
독립된 삶으로 막 뛰어든 두 친구
잘못된 목적지 순탄치 않은 과정
되돌아가도 늦지 않았음을 시사
후반 갈수록 급한 마무리 아쉬워
시동
세상을 향해 시동을 거는 청춘들. 상필(정해인)과 택일(박정민)

‘시동’은 ‘처음으로 움직이기 시작함 또는 그렇게 되게 함’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어디론가 출발을 하려면 시동을 걸어야만 한다. 쉽게 시동을 걸어 목적지까지 순조롭게 쭉 직진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시동을 거는 과정부터 힘들다가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도 순탄치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시동거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끝까지 어려운 길을 가는 것도 아니고 쉽게 시동이 걸렸다고 모든 것이 다 순조로운 것도 아니다. 어찌보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18일 개봉한 영화 ‘시동’은 아직은 모든 것이 미숙한 두 청춘이 독립된 삶으로 뛰어들기 위해 무작정 시동을 거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자퇴생 택일(박정민)은 마음은 벌써 성인이지만 배구 선수 출신 엄마(염정아)의 불꽃 따귀와 끊임없는 잔소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택일의 친구 상필(정해인)은 치매걸린 할머니와 둘이 살며 돈이 되는 일을 찾고 있다. 어느날, 택일은 엄마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어 목적지도 없이 가출을 한다. 그가 닿은 곳은 군산. 어쭙잖게 객기를 부리다 늘 얻어맞는 어설픈 택일은 숙식제공이 되는 중국집 배달직원으로 취직을 해 저마다 숨은 사연이 있는 듯한 사람들과 좌충우돌 동거를 시작한다.

중국집 주방장 거석이형으로 이미지 변신을 한 마동석

그동안 비슷비슷한 캐릭터로 많은 작품에 등장해 이미지 소모에 대한 우려의 눈길을 받고 있는 마동석이 이번에는 단발머리에 헤어밴드, 핑크색 맨투맨 티셔츠를 입은 중국집 주방장 거석이형으로 변신해 충격적인 비쥬얼로 완벽 변신을 한다. 마동석은 하루차이로 개봉된 ‘백두산’에서는 ‘시동’과는 완전히 다른 지질학자 캐릭터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택일이 가출한 사이 상필은 ‘글로벌 파이낸셜’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에 속아 사채업자의 하수인이 된다.쉽게 버는 돈에 잠시 어른이 된 듯 으쓱해지다가 자신의 일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된 그는 점점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택일과 상필 두 사람이 무작정 건 시동은 그들을 잘못된 목적지로 끌고 가지만 영화는 그들의 길을 되돌리기에 늦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영화 ‘시동’은 알려진 바와 같이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조금산 작가가 2014년부터 다음웹툰에 연재하고 있는 ‘시동’은 평점 9.9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다.

인기있는 웹툰을 영화로 만든다는 것은 어느정도의 안정성은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웹툰 속 에피소드들을 한정된 시간 안에 담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인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스토리보다는 캐릭터의 힘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마동석, 박정민, 정해인 그리고 염정아, 고두심에 이르기까지 배우들의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다. 초반 코미디로 순조롭게 시동을 건 영화는 후반으로 가면서 힘에 부친 듯 급하게 마무리를 한다.

덕분에 장풍반점 공사장(김종수), 빨간머리 경주(최성은)는 도대체 무슨 사연을 갖고 있는지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서사들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영화는 택일과 상필 두 청춘의 성장기를 큰 축으로 삼으면서 코미디, 휴먼드라마로 살을 붙여나간다. 그런데 여기에 식상할대로 식상해진 조폭까지 등장시킨 것은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남발하는 폭력과 욕설 또한 불편할 수 있다.

개봉 첫날인 18일, 23만 명을 동원하며 순조롭게 시동을 건 영화 ‘시동’. 초반에 잘 걸린 시동으로 끝까지 잘 끌고 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큰 기대 갖지 않고 연말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오락영화로는 충분해 보인다. 영화관을 나서면서 간절히 머릿 속에 떠오르는 짜장면 한 그릇까지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듯 하다.

한편, 영화 개봉에 맞춰 다음웹툰에서는 31일까지 ‘시동 마지막 대사 챌린지’ 프로모션을 진행해 BMW 미니 해치백, 전기 자전거, 전동 킥보드 등 경품을 추첨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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