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 원 용돈벌이 구함’ 편의점 알바의 비애
‘5천 원 용돈벌이 구함’ 편의점 알바의 비애
  • 김수정
  • 승인 2019.12.2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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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 시급’ 네티즌 시끌
“노예 구한다 공고하지
요즘같은 시대에 저런”
“최저임금은 그림의 떡”
실제 알바생들 호소도
다시-아르바이트생
25일 오전 대구 달서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계산을 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시급 5천 원, 매장이 작고 영세해서 적당히 용돈벌이 정도 하실 분 찾습니다’

법정 최저임금 인상이 5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 편의점 업계의 최저시급 실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주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 사진물이 ‘대구 편의점 시급 근황’, ‘충격적인 대구 편의점 시급’ 등의 제목으로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다. 글을 올린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해당 사진이 익명의 A씨가 대구 소재 한 편의점 업주와 주고 받은 메세지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캡처본에는 지난 20일 편의점 업주로 보이는 B씨가 A씨에게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며 ‘시급은 5천 원. 면접보실 분은 연락 남겨달라’는 메세지를 남긴 모습이 담겼다.

해당 게시물 댓글창에는 “‘노예’ 구한다고 공고하지 무슨 ‘알바생’ 같은 소리하고 있다”, “7천 원까지는 봤어도 5천 원은 좀...”, “요즘 같은 시대에 저런 시급을 주다니” 등의 댓글이 달렸다.

구인 구직 포털사이트 알바천국이 최근 아르바이트 소득이 있었던 1만1천42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2019년 2분기 편의점, PC방 등 매장관리 업종의 경우 8천272원으로 법정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시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생산·기능 등 전체 9개의 업종 가운데 매장관리 업종의 종사자가 가장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구 편의점 업계의 임금에 대한 아르바이트생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달서구 소재의 편의점에서 1년 간 일을 해왔다는 C씨는 “현재 6천 원 대의 시급을 받고 있다”며 “최저임금이 올라도 알바생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임금을 잘 챙겨주는 곳을 거의 보기 힘들어, 편의점 시급은 나라에서 정한 최저시급과 따로 보는게 맞다는 말이 나올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동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만난 D씨는 “수습 기간이 끝난 이후 시급을 8천 원으로 올려 받고 있는데, 그나마 제일 잘 받는 케이스”라며 “내년 최저시급을 온전히 챙겨받을 수 있다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 알바몬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66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알바생 중 84.5%가 ‘편의점 아르바이트 중 기대와 달라 실망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유로는 43.2%가 ‘다른 알바 보다 낮은 시급’ 때문이라고 답했다.

일부 편의점 업주들은 업계의 최저시급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편의점을 5년 넘게 운영해왔다는 김모씨는 “최저시급을 챙기지도 못할 만큼 여건이 힘든 편의점들이 많다”면서 “늘어나는 경쟁 점포수와 적은 수입 때문에 인건비까지 나가면 오히려 손해를 보면서도 장사를 이어나가야 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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