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교복 공동구매와 물려입기
중-고교 교복 공동구매와 물려입기
  • 승인 2009.02.0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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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문제로 시끄럽다. 학부모단체들이 교복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4대 대형 업체들을 고발했는가 하면 그에 자극받은 업체들이 잇따라 교복가격 안정화방안을 내놓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교복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물가상승률을 훨씬 앞질러 5∼15%씩 올랐다고 한다. 해결책이 없는 것이 아니다. 교육계와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교복 값의 부담을 대폭 줄일 수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남녀 동복의 경우 상-하 가격이 대충 26만∼28만 원대에 달한다고 한다. 여기에 블라우스나 셔츠, 동절기 코트 등을 추가하면 30만원은 간단히 넘어서게 된다. 경제위기라는 말이 도무지 통하지 않는 곳이 바로 학교현장인 것이다.

여기에 대항하는 방법은 학부모와 학교가 뭉치는 것이다. 공동구매전선을 펴서 저가입찰 방법을 택하면 된다. 몇 학교가 연합한다면 힘은 더 커진다. 실례로 대구여자상업정보고등학교의 경우 재킷과 치마, 블라우스, 카디건 등으로 구성된 동복세트를 13만7천원에, 영진고등학교의 경우 동복 교복 한 벌에 11만 원선에 해결했다고 한다.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교복 값의 절반 이하의 수준이다. 그만큼 가계 부담이 줄어 든 셈이고 제조업체의 폭리근성에 쐬기를 박은 셈이다.

이처럼 공동구매가 이점이 많지만 실상은 극히 저조하다. 지역방송사 보도에 따르면 대구지역 공동구매는 전체 208개 학교 가운데 30곳으로 14%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서울의 1/4 수준이고, 학교 수가 비슷한 인천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학부모들의 의식이 깨어나지 못한 것과 학교의 무관심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처럼 공동구매 여부를 학교평가에 반영한다면 매가 무서워서라도 학교가 나설 것이 아닌가. 이제 반영할 참이라고 하면서도 정해진 것은 아니라고 하니 서울 소식을 앉아서 다 파악할 수 있는 요즘 세상에 학부모들의 가계 부담을 덜어 줄 연구는 왜 안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교복 물려주기도 교복문제를 해결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해마다 디자인만 바꾸지 않는다면 영속적으로 펼칠 수 있다. 대구 경상여고는 10여 년 전부터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벌여왔다. 매년 신입생의 20% 정도가 졸업생들로부터 교복을 물려받고 있다.

교복을 물려주기로 크기가 맞지 않는 교복을 바꿔 입을 수 있다. 전통이 확립되면 졸업식장에서 교복에 달걀과 밀가루를 퍼붓고 칼로 난도질하는 해괴한 짓거리도 사라질 것이다. 교복 공동구매와 물려주기는 어려운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므로 강력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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