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옛날이여” 외식업계 우울한 연말
“아~옛날이여” 외식업계 우울한 연말
  • 김수정
  • 승인 2019.12.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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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음주단속 등 영향
송년 회식모임 자제 분위기
공연 관람·봉사 활동 대체도
업주들 “장사 안돼” 아우성
축산업계도 “연말 수요 실종”
올해 마지막 주말이었던 28일 토요일 오후 11시께 대구 수성구 들안길 먹거리 타운 일원이 한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김수정기자
올해 마지막 주말이었던 28일 토요일 오후 11시께 대구 수성구 들안길 먹거리 타운 일원이 한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김수정기자

 

“‘부어라 마셔라’요? 그게 언제적 이야깁니까.”

경기 침체와 윤창호법(음주단속기준강화법), 주 52시간 근무제 등의 영향으로 과거 회식 중심이던 송년회 문화가 변화하면서 관련 외식업계 등이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올해의 마지막 주말이었던 28일 토요일 오후 11시께 대구 수성구 들안길 먹거리 타운 일대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를 풍겼다. 과거 직장인들의 회식장소로 연말마다 붐볐던 송년회 ‘핫플레이스’ 들안길이다. 이날 먹거리 타운에서는 자정이 되기도 전에 일찍이 불을 끈 음식점이나, 차량 두 세대만이 주차된 식당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들안길 상인들은 ‘연말 특수는 옛말’이라며 하나같이 손사래를 쳤다.

A식육식당 종업원 이모(46)씨는 “예전에는 연말만 되면 식당에 자리가 없어 손님들이 밖에서 기다리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며 “특히 윤창호법, 돼지열병 등이 이슈된 뒤로 줄어든 매출이 회복되지 못해 가게들은 더 죽을 맛”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먹거리 타운 인근에 위치한 B노래방 업주 역시 “장사가 하나도 안 된다. 회식 때문에 오는 손님은 10팀 중에 1팀이 될까말까 한다”면서 “옆에 주점이 있어서 그나마 손님들이 오니까 좋았는데, 요즘은 회식 자체를 잘 안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 했다.

축산업계도 올해 연말 수요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는 이달 셋째 주 시황정보에서 “송년회의 수요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구이류는 심각할 만큼 송년회 수요가 없어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직장인들은 올해 회식 관련 업계들의 연말 반짝 특수가 실종된 이유로 사회의 변화된 회식 문화를 꼽았다.

대구 중구에 위치한 A회사는 올해 연말 회식 대신 저녁을 먹은 뒤 직원들이 함께 소극장에서 공연을 보는 ‘문화 송년회’를 택했다. 또 스크린 골프를 통해 사내 대회를 펼쳐, 성적이 좋은 직원에게 포상금을 주는 연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A회사 직원 하경호(29)씨는 “회사가 연말에 술먹는 분위기인 것 보다, 이렇게 액티브하고 건전한 송년회를 보내는 것이 더 좋다”면서 “이젠 근처에도 예전처럼 술을 강요하는 송년회는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공직 사회에서도 연말 회식문화가 변화하는 추세다. 대구 서구청은 올해 종무식을 직원들의 급여 일부를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랑의 보따리’ 행사로 대체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윤창호법 등이 확대되면서 공직 사회에서 회식 등이 더욱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면서 “종무식 대신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올해를 잘 보내자는 취지와도 맞는 것 같아서 좋다”고 전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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