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경기 희망적? 체감경기는 ‘암울’

중기연 “정부 지원책 등 힘입어
中企 경기 낙관적·고용도 양호”
업계선 ‘미래 암울’ 비관 여전
“수출 막히고 일부는 폐업 위기
최저임금 인상에 부담도 커져”

새해를 불과 이틀 앞두고 내년 중소기업의 경기전망에 대한 자료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전망 지표와 지역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 정책 지원과 기저효과 등으로 내년 중소기업의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지역 중소기업들은 내년 체감경기 역시 올해와 같이 여전히 암울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지난 29일 ‘2020년 중소기업경기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중소기업 경기가 대내외 여건 개선과 정부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원은 내년 중기 제조업이 기저효과와 글로벌 제조업 개선으로 생산 감소폭이 완화되고 중소기업 서비스업은 내수부진 완화 속에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고용도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내수 반등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30일 지역 중소기업계 등에 따르면 이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자료와 전혀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에서 자동차 부품 업체를 운영하는 A대표는 대내외 불확실한 상황과 내수부진으로 내년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올해와 매출액이 비슷하면 그나마 다행이지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수출도 막히고 내수도 침체돼 지역 업계 상황이 좋지 않다. 일부 회사들은 문닫을 위기까지 처해있다”고 말했다. A대표는 그나마 오랜 업력에 따른 기술력과 노하우로 버티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섬유업체 B사 대표도 내년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당장 다음달부터 최저임금이 8천590원으로 올라 경영 부담이 더 커진다”며 “내수 침체가 이어져 수주 물량은 줄어드는데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회사 부담은 점점 커지니 내년도 어떻게 회사를 이어갈 지 막막할 따름이다”고 걱정했다.

실제 지역 중소기업들의 내년 체감경기를 조사한 지표도 내년 초까지 악화할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지역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내년 1월 경기전망지수(SBHI)는 전월(78.9)대비 4.8p 하락한 74.1로 조사됐다. 3개월 연속 70p대를 기록하며 얼어붙은 체감경기를 대변했다.

최무근 중기중앙회 대경지역본부장은 “우리 지역은 자동차 관련 업종의 수출부진 및 내수경기 침체 등 여파로 당분간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하은기자 haohong73@idaegu.co.kr

홍하은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