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정치인 유승민의 업보
[윤덕우 칼럼]정치인 유승민의 업보
  • 승인 2019.12.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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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유승민. 그가 최근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해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했다. 그는 내년 총선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 출마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2017년 초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나와 바른정당을 창당했던 유승민. 그는 2015년 7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사퇴하면서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며 자신이 자진사퇴한 것이 아님을 그렇게 표현했다. 그는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입니다.” 그의 원내대표 사퇴연설은 사실상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폭탄선언이나 다름없었다.

좌파언론들은 유승민을 한껏 치켜세우며 대서특필했고, 그를 소영웅시하기도 했다. 유승민의 그 발언은 좌파세력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교두보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그의 발언은 훗날 촛불시위의 명분을 제공했고, 보수우파 붕괴의 단초를 제공했다.

그로부터 4년이 훌쩍 지난 대한민국. 청와대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선거개입 하명 수사 여부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국회는 제1야당을 배제한 채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범여권 야합으로 국회를 주무르고 있다. 국민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선거법을 마음대로 주물러 통과시켰다. 자유한국당의 반발 속에 512조2505억원, 사상 최대의 예산이 단 28분만에 통과됐다. 이제 국회는 민주국가에 유례가 없고 중국 공산당 감찰위와 비슷하다는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까지 힘으로 밀어부쳤다. 위헌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지만 막무가내다. 권력욕에 눈이 먼 이들에겐 쇠귀에 경읽기다. 적지 않은 국민들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아니라 ‘고위공직자비리무마처’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사대상 고위공직자들은 정권 눈치 잘 보고, 말만 잘들으면 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낙선한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 정권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위 감찰무마 의혹 등을 보면 그렇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고 외쳤던 유승민. 그가 지키고 싶었던 법과 원칙,정의가 이런 것이었던가? 유승민은 답해야한다.

그는 문재인 정권 탄생의 1등 공신으로 거론되는 장본인이다. 촛불시위에 명분을 제공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유승민. 그는 2015년 4월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다”며 박 전 대통령 공약을 공격해 당시 야당의원들의 박수를 받아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두달 뒤인 6월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국민들께서 심판을 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중략)정치는 자기의 정치 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이용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며 당시 유 원내대표의 연설을 에둘러 비판했다.

유승민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역민심이 흉흉하자 과거와 달리 지역구에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서울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주변에서도 서울지역 출마를 권유하기도 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유승민은 이듬해인 2005년 10·26 재·보궐 국회의원 선거 대구 동 을에 출마했다. 당시 대구 동 을 선거구는 전국적인 관심사를 가진 선거구였다. 당시 왕수석(문재인 민정수석을 지칭)과 함께 왕특보로 불리던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었던 이강철이 출마해 야당인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선거였다. 그 선거에서 이강철 후보가 패했지만 44.1%의 득표력을 보여 한나라당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당시 선거의 여왕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지원유세가 없었더라면 당락의 결과는 미지수였다. 지역민들은 그 때를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박 전대통령이 유권자들의 악수공세에 퉁퉁 부은 손을 내밀며 무명이나 다름없던 유승민 후보지지를 호소했던 사실을…. 그는 52%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후 유 의원은 대구 동을에서 18·19·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이런 사실을 기억하는 대구시민들은 누구보다 앞장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며 옛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단하자 그를 배신의 아이콘으로 낙인찍었다. 아마 십중팔구는 그렇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뇌물 한푼 받지 않았다”며 그를 김무성 등과 함께 탄핵 5적으로 손꼽고 있다. 최근 유승민 의원이 자신을 대구의 아들이라고 표현하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시민들도 적지않다. 대구의 젖을 먹고 자란 정치인이 좌파세력에 정권을 갖다 바치고 보수진영을 붕괴시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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