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빛이 됩시다
스스로 빛이 됩시다
  • 승인 2020.01.0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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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연구소장
경자년(更子年) 새해가 밝았다. 경자년이라 하니. 듣기에 따라서는 누구를 욕하는 것같이 들려서 경자란 이름을 가진 사람한테 괜히 미안해진다. 아무튼 경자년, 재미있는 새해가 밝았다. 경자년(更子年)은 육십 간지 중 37번째 해로 ‘하얀 쥐의 해’라고 한다. 뜻을 풀어보자면 먼저 하얀 것은 밝음을 상징하고 큰 것을 상징한다. 그리고 자(子) 12지 중 쥐를 뜻하기도 하면서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도 있다. 즉, 회복을 의미한다. 정리해보면 2020년 경자년(更子年)은 밝고 큰 것이 다시 회복되는 한 해라는 말이다. 모두에게 큰 빛이 다시 돌아오는 한 해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시작이 참으로 좋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아침에 메시지를 보내 주셨다. 모두 힘이 되고 감사한 메시지다. 그중 한 분의 글이 오늘 칼럼의 주제를 잡아 주었다. 그분의 글을 잠시 소개하자면 필자를 지칭하기를 “매사 긍정과 낙천 에너지, 밝은 기운, 축 처진 사람들을 기운 나게 하시는 특별한 마력”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해 주셨다. 그리고 당부도 보태주셨다. “새해에도 그늘진 곳 무거운 사람들을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시겠지요. 우리 모두가 원하는 분이 시니까요?” 아침에 일어나 이 메시지를 읽고 먼저 나에 대해서 좋게 기억해주셔서 감사했다. 그리고 나아가 그 글 속에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내가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명확히 알게 해 주었다. 가만히 되돌아보면 나의 소명(召命)인지 몰라도 나는 늘 어둠을 향해 달려갔었다. 때론 그 어둠의 무게에 짓 눌려 허우적거린 적도 많았지만 나는 늘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가야 할 곳은 낮은 곳, 음지,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곳이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아픔 있고 상처 난 사람에게로 발걸음이 향했던 나였다. 깜깜한 밤, 산에서 길을 잃은 사람에게 저기 멀리서 비춰오는 빛 하나가 생명의 불빛임을 나는 안다. 망망대해 깜깜한 바다 한가운데서 길을 잃고 헤매 일 때 희미한 빛 하나가 사람을 살린다는 것을 나는 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빛 하나가 생명 줄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주고 싶었다. 사람에게 실망하여 길고 긴 깜깜한 터널 속에 울고 있는 이에게 누군가의 위로가 한 줄기 빛이 된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어둠을 향해가는 내가 명심해야 할 것은 내가 빛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둠은 사람을 두렵게 한다. 어디가 길인지 어디가 절벽인지, 앞에 어떤 동물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음으로 어둠은 사람으로 하여금 늘 두려움의 대상이다. 공포 영화에도 늘 등장하는 것은 어둠이다. 어둠에 압도당한 사람은 어둠 속에서 갈 길을 잃는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전혀 알 수 없는 어둠의 터널. 그곳에 한 줄기 빛이 사람을 살린다. 우리는 그런 빛이 되어야 한다.

어둠을 물리치는 간단한 방법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빛이다. 다른 무엇으로도 어둠을 물리치기 어려운데 빛 하나로 어둠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깜깜한 방에 전원을 켜면 전등에 불이 들어온다. 그러면 어느새 어둠은 사라지고 깜깜했던 방이 환하게 밝아져 사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빛이 답이다. 빛으로 어둠을 이겨내야 한다.

상담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비슷하다. 모두 어둠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의 삶에 어둠이 깊게 내려앉았다고 한다. 그 어둠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디가 출구인지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듣고 있노라면 나조차도 그 어둠의 힘에 마음이 어두워지는 것을 느낀다. 그때 다시 정신을 차리고 그에게 말해준다. “스스로 빛이 되어보세요.”

2019년 대한민국은 많이 어두웠다. 국내외로 크고 작은 갈등으로 밝은 날 보다는 대체로 어두운 날이 더 많았던 한해였던 것 같다. 이제 2020년 새로운 해가 하늘 위로 떠올랐다. 경자년(更子年) 새해에는 ‘밝음이 다시 돌아오는 해’가 될 것이라 기대를 해본다. 아니 기대라기보다는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가 빛이다. 빛으로 어둠을 물리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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