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는 밝아왔지만
2020년 새해는 밝아왔지만
  • 승인 2020.01.0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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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행정학 박사
객원논설위원
세밑 한파가 매섭다. 겨우내 큰 추위가 없더니 해가 바뀌는 날을 전후하여 강추위가 다가왔다. 날씨조차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의미하는 것 같다. 매년 해가 바뀌는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은 비록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될지라도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을 가지고 앞날을 위한 각오를 다진다.
그러나 비록 해가 바뀌어 새날이 밝아왔지만 정치 · 경제 · 안보 등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무엇 하나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는 것이 없어, 앞날에 대한 희망이 없어 보이는 것은 단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닌 듯하다. 지난 연말 필자가 다녀온 각종 송년모임에서는 항상 어떤 정부에 대해서도 그러하였지만 이구동성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왔는데 올해는 유독 심한 것 같다. 현 정부의 각종 정책이 이념적인 이상(理想)에만 치우쳐 현실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산에 관한 각종 세제(稅制)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느낌으로 그런 것인지는 정확하게 분석해 보아야 하겠지만 특히 60대 이상 직업 없이 집 한 채 가지고 각종 연금이나 월세를 받아 생활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낀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 예로 퇴직자의 경우 건강보험료에 대한 불만이 매우 크다. 오죽하면 소득은 없는데 부동산 가격이 올라 건강보험료를 내야하니 보험료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집을 팔아 더 작은 집으로 옮겨야 한다고까지 한다. 따라서 현 정부 하에서 가장 잘 사는 방법은 가진 것 아끼지 말고 빨리 다 써버리고 빈털터리가 되면 된다. 왜냐하면 빈털터리가 되면 정부가 먹여 살려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현 정부의 복지정책을 칭찬하는 것인지 비꼬는 것인지 헛웃음이 나온다.
이러함에도 정부에서는 정부의 정책만 믿고 따라오면 현재보다 더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들에게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경제성장기에 열심히 노력하여 부모세대 보다 더 유복한 삶을 살고 있는 많은 기성세대들은 자식들의 세대가 자신들의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더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야만 하는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 급격한 산업구조의 변화와 국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정치경제상황으로 인한 일자리 부족으로 소득이 불안전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과도하다고 느낄 만큼의 세금을 거두어들여 이를 토대로 근본적인 경제의 체질개선보다는 공무원이나 공기업의 직원 증원과 단기 일자리 등 임시방편의 처방을 통해 통계적으로 나아진 것처럼 하여 국민들의 불만을 무마하려는 듯 보인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청와대에 일자리상황판을 만들어 매일 점검하겠다고 하였는데 과연 지금도 매일 그렇게 하고 계신지가 궁금하다. 이렇게 하다가는 또다시 경제위기가 오면 지난 IMF때처럼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 숫자가 너무 많아 구조 조정한다고 난리를 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금년의 정치 상황은 또 어떠한가 ? 지난 연말 정부여당은 4+1협의체라는 것을 통해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해가 바뀌기 전에 그들이 원하는 예산안, 선거법, 공수처법 등을 모두 통과시켜 만족해 할지 모르지만, 국회의원 의석 1/3이상을 가진 제1야당을 철저히 도외시하여 이로 인한 정치적 갈등은 4월 총선이 끝나 21대 국회가 개원될 때까지 지속될 것은 불 보듯이 뻔한 일이다. 따라서 사실 20대 국회는 지난 연말로 그 수명을 다 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당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협상을 해도 막무가내 식으로 반대만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하겠지만, 이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여당의 책무이고 이를 하지 못한 것은 결국 여당의 정치력 부재를 스스로 증명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로 인한 피해는 모두 정치인의 몫이 아닌 국민의 몫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이 있다. 지금의 여당이 과거 야당일 때 지금의 제1야당이 여당으로 수적 우세를 빌미로 밀어 붙일 때 느꼈던 심정을 생각해 보라. 그때 당해서 지금 복수하는 심정으로 정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싶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하고, 말로 흥한 자는 말로 망한다'는 격언을 되새겨 보기를 바란다.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 흰 쥐의 해이다. 흰쥐는 희망과 풍요를 담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지난 5000년의 역사를 되돌아 볼 때 국난의 위가가 닥치면 항상 위정자가 아니라 국채보상운동이나 금모으기와 같이 민초들이 분연히 일어서서 극복해 왔다. 60년 전 경자년(1960년)에는 4,19혁명이 일어나 이승만의 자유당 정권을 몰아내고 이 땅에 민주주의 씨를 뿌린 해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난 역사를 되돌아 볼 때 지금 우리의 상황이 내우외환의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기 때문에 4월 총선에서 후보자들이 어떤 감언이설을 하더라도 국민들이 진정 어떤 후보가 당리당략에 빠지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대변자로서 적합한 인물인지, 어떤 정당이 진정 국민의 삶을 안락하게 만들 정당인지를 그 어느 때보다 냉철히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 그리하여 경자년이 의미하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삶의 풍요를 가져다주는 국회가 구성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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