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데워놓은 바위를
나무 그늘이 문지르고
콸콸 폭포수는 파리를 쫓고 있다
앞니가 망가진 사람은
쓰리 고에 피박을 외치고
어금니가 망가진 사람은 이건 아니라고
화투판에 내려앉은 여름을 두드린다
중년 남녀 둘러앉았어도 아무 일 없는 세상
아~아!! 재미없는 세상
아니, 참 재미있는 세상
여름을 쫓던 콸콸 폭포수가
몇 그루 나무 그늘 아래를 지나
데워진 바위에 두 손 싹싹 비벼가며 소원을 빌더니
드디어 제 짝을 만나 배불러진 여름의 파리는
살 썩는 냄새를 쫓아 두리번거리며
더 컴컴하고 음습한 숲속에 든다
◇김정아 = 경북 상주 출생, 대구시인협회 회원, 형상시학회원, 문장작가회원, 시인시대편집위원
<해설> 소풍이란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일탈하는 여유시간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그것이 자칫 오해를 불러서 방종(放縱)으로 치닫는 모습을 종종 보는 것이 요즘의 풍속도다. 지친 삶의 치료를 위한 소풍이 자칫 타인의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