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방책방'...책 읽으며 커피향 즐기는 ‘복합공간’
'차방책방'...책 읽으며 커피향 즐기는 ‘복합공간’
  • 이아람
  • 승인 2020.01.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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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 없는 사회생활 고민
자매간 빈틈 채워주며 오픈
직접 읽은 도서 선별해 입고
한국문학·독립 출판물 다뤄
시기별 ‘커피·차·음료’ 준비
매월 한차례 시집 읽기 모임
차방책방내부
차방책방은 책을 읽고, 구매할 수 있는 서점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합쳐진 복합공간이다.

 

<파이팅! 청년상인> ‘차방책방’ 이재은·재진 자매

자매가 공간을 공유해 가게를 연 ‘차방책방’은 책을 읽으면서 커피한 잔 할 수 있는 복합공간이다.

책을 좋아하는 이재은(여·33)씨와, 커피를 좋아하는 이재진(여·30)씨는 그들의 고향에 자리를 잡고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이따끔 이 곳을 들러 자매의 열정을 응원하는 동네 어르신들의 따스한 안부와, 인근 초등학생들이 모여 테이블 한편에서 독서에 열중하는 모습 등에서 자매들은 삶의 풍족함을 되찾았다.

차방책방은 대구 중구 종로1가(중부경찰서 주변)에 있다. 책방은 한국문학과 독립 출판물 등을 다루며, 20~30대 젊은 여성들을 비롯, 50~60대 동네 어르신들이 주요 고객층이다. 하교하는 초등학생들도 곧잘 방문해 연령층에 구애받지 않는 주민 간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신인 작가들 위주로 언니 재은씨가 직접 읽은 도서를 선별해 입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제니, 김고요 시인 등 시집이 주로 잘 팔리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카페는 시기별로 다른 메뉴를 선보인다. 최신 디저트 트렌드에 대한 그의 연구가 더해진 것. 커피, 스무디, 에이드, 차 등 음료는 3천500~5천 원 대로 즐길 수 있다. 지난해 중순부터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쌀 빨대, 옥수수전분 빨대 등 대안 빨대를 사용 중이어서 주문 시 선택하면 된다.

추천도서
언니 이재은(여·33)씨가 추천한 도서들. 왼쪽부터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 이제니 시인의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계간문예지 ‘키친테이블라이팅’.

특히 언니 재은씨에게 올해 읽어볼만한 도서 3권을 추천 받아봤다.

그는 SF소설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을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장르소설로 다양한 등장인물들과 익숙하지만 낯선 이야기들을 통해 한국문학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는 책이라는 것.

또 현재 책방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이제니 시인의 두번째 시집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를 소개했다. 해당 작품은 다소 난이도가 있는 시집으로, 시모임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도서 중 한 권이다. 언어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가장 경험하기 좋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밖에 작가에게 투고 받은 글을 모아 출판하는 계간문예지 ‘키친테이블라이팅’은 등단과 비등단에 상관없이 발표되는 다양한 장르의 문학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작가를 꿈꾸는 누구나 창착하는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희망을 담은 책이라고 표현했다.
 

차방책방전경
대구 중구 종로1가, 중부경찰서 주변에서 운영 중인 ‘차방책방’전경.

이씨 자매는 처음 가게를 열게 된 계기도, 좋아하는 것들도 각각 달랐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의 교집합안에서 삶의 즐거움을 찾고 있었다. 객관적인 성향의 언니와 이상적인 성향의 동생이 만나 서로 빈틈을 채워주고, 지지해주면서 긍정에너지로 순화되고 있는 것이다.

동생 재진씨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경력단절이 생길 수 밖에없는 상황에서 꾸준히 사회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것들 고민하면서 내 가게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며 “이때 언니와 자주 얘기를 나누면서 구체적인 목표를 설계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은씨는 “개인사정으로 좋아하던 일을 그만두면서 다른 삶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이때 어릴적 가장 좋아했던 ‘책’을 떠올렸다”며 “서점이라는 형태로 실현될줄은 몰랐지만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도 있고, 내 의지에 반하는 일들을 수행하지 않아도 되는 등 결과적으로 삶이 더 풍족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차방책방은 한달에 한번 시집 읽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1년에 단 한번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독서시간을 갖는 심야책방 ‘새벽에 책방, 얼마나 좋게요’ 도 운영 중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차방책방을 입력하면 공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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