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자년 새해 맞아?
지금, 경자년 새해 맞아?
  • 승인 2020.01.0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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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공동대표
새해다. 2019년이 가고 2020년이 시작되었다.

성질 급한 사람들은 ‘경자년’ 새해가 왔다고 외친다. 아직 경자년 새해는 오지 않았다. 여전히 기해년이다. 경자년은 음력설부터, 그러니까 1월 25일부터 시작된다.

그런 점에서 아직 새해 계획을 세우기에 늦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또 한 번의 새해가 남아 있다.

양력 1월 1일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하고 인사하고, 한참 지난 정월 초하루에 다시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인사를 한다. 번거롭기는 하지만 둘 다 새해는 새해다. 하지만 음력에 기반하는 경자년은 아직 아니다.

오늘날 세계에서 쓰이는 달력은 크게 4가지 종류가 있다. 동양의 ‘음력’, 서양의 ‘율리우스력’과 ‘그레고리우스력’, 그리고 이슬람권에서 사용하는 ‘이슬람력’이다. 이 중에서 ‘그레고리우스력’을 ‘양력(陽曆)’이라 부르며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레고리우스력을 양력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한일강제조약(1905년 11월) 이전인 1896년 1월 1일부터다. 이날은 음력으로 1895년 11월 17일이다. 그러니까 1895년 11월 17일과 1896년 1월 1일은 같은 날이 되었다. 고종황제는 음력 1895년 11월 17일을 양력 1896년 1월 1일로 변경하여, 이를 온 나라에 선포하였다.

1896년 태양력을 공식 달력으로 채택했지만 사실상 양력과 음력이 병용되었다. 정부의 공식 활동은 양력을 썼지만, 제사를 비롯한 문화생활에서는 음력을 썼다. 일제의 지배가 시작되면서 양력만을 인정했으며 음력을 쓰는 것이 미신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중국문화를 따라왔기에 음력을 사용하는 풍조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양력과 음력은 어떻게 다른가?

역사적으로는 기원전 1만 500년 경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달(月)을 관찰하던 중 음력(陰曆)에 대한 개념을 창안해 내어 음력달력의 시초를 만들었고, 이집트에서는 기원 11세기 경 별(星)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해(太陽)가 뜨고 지는 현상을 보고 일력 (日曆)에 대한 개념을 찾아내어 양력달력의 기반을 이루었다고 한다.

양력, 곧 태양력은 지구가 해의 둘레를 1회전하는 동안을 1년으로 하는 달력이다. 1태양년(太陽年: 回歸年)의 길이는 365.2422일이므로 1년을 365일 또는 366일로 한다. 그리고 365일의 해를 평년, 366일의 해를 윤년이라고 한다. 1태양년의 일수(日數)에서 소수점 이하 우수리는 4분의 1, 29분의 7, 33분의 8, 128분의 31, 400분의 97에 가깝다. 이 뜻은 분모에 해당되는 연수 동안 분자에 해당되는 윤일(閏日)의 수를 두어야 절후에 맞게 된다는 의미다. 우리가 쓰는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 1582년)에서는 400분의 97, 즉 400년에 97일의 윤날을 두도록 만들어져 있다.

음력(陰曆)은 지구와 달(月) 간의 운동변화를 기준으로 하여 만든 것으로 태음력(太陰曆)이라고 한다. 즉 음력은 달이 지구의 주위를 공전하는데 있어서 삭망주기(朔望週期)를 이용하는 것으로, 달이 망(望=보름달)에서 다음 망까지, 또는 삭(朔= 초승달)에서 다음 삭까지의 소요일수가 평균 29.53059일(1朔望月)이 걸리기 때문에 이를 한 달 즉 1개월로 하는 역법이다

따라서 음력의 1년간의 일수는 12X29.53059=354.367068일이 되는바, 이는 양력의 1년 기간 365.53059일에 비해 10.875126일 즉 약 11일(10.875126≒11일)이 모자란다.

그래서 이 모자라는 일수를 보충하기 위해 매 2∼3년 사이에 1달을 더 만들어 윤달(潤月)로 하고 1년을 13개월 윤년(閏年)으로 하여 오차를 줄여나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렇게 해도, 윤달이 지나면 비슷하게 맞던 날짜나 계절이 다시 벌어져 다음번 윤달 직전에는 양력과 음력 날짜의 차이가 한 달 내외로 크게 벌어지게 된다. 그래서 또 윤달을 만들고 또 채워 넣고 하는 식으로 해서 날자의 수(數)를 늘여가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밴드 등에 생일이라고 알려주는 경우 친구에게 “생일 축하해”라고 마음 보내면 음력 생일을 저장해서 진짜(?) 생일날이 아니라고 말하는 지인들이 있다.

똑똑한 스마트폰을 쓰는 우리는 좀 더 똑똑해져야 한다. 새해에는 음력 생일임을 표시하든지 양력 생일로 바꾸어 기록하자. 전 세계인이 함께 사용하는 SNS 상의 정보는 세계적인 기준에 맞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새해에도 따질 것은 따지고 누릴 것은 느긋하게 누리는 음력과 양력의 조화로운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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