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보수대통합, 박근혜 메시지에 달렸다 -박근혜가 면죄부 줘야
[윤덕우 칼럼] 보수대통합, 박근혜 메시지에 달렸다 -박근혜가 면죄부 줘야
  • 승인 2020.01.1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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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총선이 9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보수대통합은 발등의 불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오는 총선에서의 ‘승리가 최우선 과제’라며 중도·보수 조건 없는 대통합을 재삼 강조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은 13일 통합 대화에 공식적으로 착수했다. 하지만 새로운보수당에서 요구하는 조건이 까다로워 갈길은 험난하고 보수대통합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시각 차이로 자칫하면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이 역풍이 될 수도 있다.

반면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 설치법 등을 통과시켜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해놓고 미소를 짓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 문재인 정권 수사에 부담을 느껴 검찰인사도 단행됐다. 임명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입에 침이 마르며 칭찬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족을 잘라냈다. 한마디로 문재인 정권 마음대로다. 법치를 가장한 독재다. 하는 것을 보면 국민들이 전혀 두렵지 않은 정권같다. 이제 거침없는 폭주만 있을 뿐이다. 여론조사기관을 통해서는 이번 총선이 문재인 정권 심판보다는 야당심판 성격이 짙다며 벌써부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국민을 호도하며 여론몰이에 앞장서는 여론조사기관들은 사실상 관제기관이나 다름없다. 이슈가 생길 때마다 문재인 정권의 입맛에 맞게 여론조사결과를 내놓고 있다. 어흠하며 헛기침을 하면 눈치 빠르게 그리고 적당하게 여론조사결과를 내놓는다. 정권이 곤혹스러울 때마다 간지러운 곳을 적절하게 긁어준다. 누구를 조사했는지 정확한 표본을 알 수 없으니 누구 말처럼 정말로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프리미어리그 축구 선수들처럼 공수 역할을 번갈아가며 손발이 척척 맞는다. 여권이 검찰 고위직인사 과정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갈등을 빚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그냥두지 않을 모양새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0일 “검찰의 항명은 그냥 넘길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법무부 장관의 고유 업무를 침해한 것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하위자가 상위자에게 항명한 것”이라며 “이것을 문제 삼아야 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사태를 수습해야 할 이낙연 국무총리는 “공직자 자세로 유감스럽다. 법무부 장관은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고 실행하라”고 했다. 추미애 장관이 “검찰총장이 제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말하자 벌어진 일들이다. 청와대도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원만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고 추 장관을 편들었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2020년 대한민국이 맞는지요.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요. 어제 검찰인사를 보면서 해외토픽을 읽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개도국이나 독재국가에서도 이렇게 안하는데… 50년을 뒤로 가는군요. 민주화세력이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군요. 무서운게 없어 보이는군요. 국민을 우습게 보는군요. 나라를 망치고 있군요. 한심한 생각에 아침에 글을 올립니다.”고 비판했다.

김 전 검찰총장의 메시지를 보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가 크게 흔들리는 풍전등화의 위기다. 보수대통합이 절실한 이유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그 중에 가장 큰 걸림돌은 유승민 의원이 줄기차게 주장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강을 건너는 문제다.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한 유의원은 자유한국당에 통합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 보수로 나갈 것, 새집을 지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문제만큼은 건너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8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무성·정진석 의원 등 한국당 의원들의 모임인 ‘열린토론, 미래’ 주최로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통합’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이날 토론회 연사로 나선 김문수 전 지사는 “한국당이 정신이 빠졌다. 나라를 탄핵해서 빨갱이에게 다 넘겨줬다”고 밝혔다. 그는 “적어도 박근혜가 저보다 더 깨끗한 사람이라고 확신한다. 그 사람은 돈을 받을 이유도 없고 돈을 받아서 쓸 데도 없다”며 “박근혜는 자식이 없는데 무슨 뇌물을 받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탄핵에 찬성했던 김무성 의원을 겨냥해 “박근혜가 뇌물죄로 구속된 것에 분노하지 않은 사람이 국회의원 자격이 있나. 김무성 의원을 포함해 우리 모두 박근혜의 도움을 받은 것 아닌가”라며 “김무성 당신은 앞으로 천 년 이상 박근혜의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문수 전 지사의 지적은 탄핵된 억울함을 항변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정을 대변한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용서와 화해를 통한 우파 대통합이 중요하다. 우파대통합을 위해 탄핵문제를 건널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면죄부 메시지가 절실한 이유다. 탄핵 문제를 놓고 서로 따져서는 통합은 ‘물 건너 간 일’이고 총선에서의 패배는 불을 보듯 명확하다. 통합 명분을 줄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큰 용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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