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방 경로당 본 적 있어예?…중구청, 리모델링 확대 추진
황토방 경로당 본 적 있어예?…중구청, 리모델링 확대 추진
  • 한지연
  • 승인 2020.01.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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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산동 건물에 조성
겨울엔 ‘뜨끈’ 여름엔 ‘시원’
등 지지고 담소 모두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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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동산동 내 ‘힐링 황토방’이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방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은 경로당 황토방에서 윷놀이 중인 동네 어르신들.
한지연기자

“겨울에도 동산경로당만 왔다 카면 지글지글 활화산이 따로 없으예~. 동네 어른들 다 일로(이리로) 모인다 카이!”

대구 중구 동산동 경로당 내 ‘힐링 황토방’이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방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뜨끈한 황토 바닥에 등허리를 지지는가 하면, 윷놀이판과 함께 이야기꽃이 피어나기도 한다.

14일 오후 중구 동산경로당으로 마실 나온 어르신들은 신발을 벗기 무섭게 곧장 황토방으로 향했다. 누런 황토방 내부에 들어서자 훈훈한 온기가 겨울철 찬 바깥 공기로 언 몸을 녹였다.

대구 중구청은 지난해 8월 한옥 고유의 멋을 살려 리모델링한 바 있는 동산동 경로당 내에 올 1월 들어 힐링 황토방을 새롭게 조성했다. 황토의 특징을 고스란히 녹여낸 힐링 황토방은 열전도율이 낮아 겨울에는 보온효과, 여름에는 냉방효과를 발휘한다.

황토 바닥에 몸을 누이고 욱신거리는 등허리를 찜질하고 있던 김정자(여·78)씨는 “황토로 된 방이니 시멘트 건물보다 건강에도 훨씬 좋을 것”이라면서 “아늑하고 따뜻해 동네 사람들 만나 담소 나누기에 그만”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로당 황토방에서는 설을 앞두고 신명 나는 윷놀이 한 판이 벌어져 열기를 더하기도 했다. 이분선 동산경로당 부회장이 나무판 위에 직접 그려 넣어 만든 윷판 위로 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경로당 한옥 지붕 너머까지 퍼졌다.

김해용 동산경로당 회장은 “이웃들과 함께 윷놀이하고, 식사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른다”며 “게다가 황토방이 있어 올 겨울을 더 포근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어르신도 모두 만족한다”고 했다.

이어 김 회장은 한옥 대들보를 가리키며 “옛 정취가 듬뿍 묻어난 동산경로당이 동네 어르신들의 최고 안식처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구청은 현재 추진 중인 대구형 경로당 리모델링 사업에도 황토방을 설치하는 등 경로당 환경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사업 대상지인 중구 동인4가 경로당에는 오는 6월까지 1층에 황토방, 2층에 주민 모두에게 열린 커뮤니티룸과 어린이 공부방 및 문고 등이 조성될 계획이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경로당 ‘힐링 황토방’이 지역민의 공유 공간이자 어르신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쉼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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