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드레스 입은 여자가
피아노로 연주하는 소녀의 기도는
이미 늙어버린 손가락 끝에서
살금살금 소녀를 불러내
살결 맑은 자작나무 되라 한다
어둠 속 자작자작 나누던
환한 몸의 교신에
바닥을 친 눈발이
소리로 솟구쳐 오를 때
내가 타는 열차는
시베리아를 횡단하고 있었다
◇오상직= 경북 의성 출생. 아세아문예 시(詩)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형상시문학회원, 아송문학회 대구지역장, 세계모덤포엠 작가회, 낙동강문학 동인.
<해설> 작곡가 [바다르체프스카]는 짧은 생애를 살다간 폴란드의 여류작가이다. 힘든 환경을 버리고 새 세계를 향해 시베리아행 열차를 타고 싶다는 염원의 기도를 진지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소녀의 기도]를 연주하는 노인의 피아노 연주에 흠뻑 빠진 시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