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하면서 생기는 시야와 육체, 감정과 사고, 지각과 기억 등의 변화를 작품에서 공시적으로 배열한다. 내가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일상의 여유, 즐거운 감정, 자연과의 만남이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사람, 꽃, 나무, 개, 고양이, 새 모두 자연의 일부이다. 산책은 실제로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걷는 것이지만, 또 다른 의미로는 정신의 자유, 내면과의 만남이기도 하다.
산책을 한다는 것은 혼자서 자신과 만나는 시간이다. 우리가 산책을 할 때는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잠시 일상의 번잡함을 잊고 그냥 천천히 걷는다. 평소에는 스쳐지나갔던 주변의 풍경들도, 자신의 내면도 천천히 들여다보게 된다.
이 산책 공간은 동네의 작은 공원일수도 있고, 혹은 일상의 장소들, 새로운 경험의 순간들, 새로운 사람들, 또는 책속의 어떤 시공간일수도 있다. 산책은 점에서 점으로의 이동이 아니라 선적인 이동이며, 중간에 무수히 갈래를 칠 수 있는 복잡한 선적 이동이다.
비록 그 산책자가 철학자 칸트처럼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경로를 통과한다 할지라도 말이다. 나에게 산책은 이야기이다. 공간에 들어서서 움직이고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약력:경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졸업. ‘2018 Hello Contemporary Art Spot4(봉산문화회관·대구)’외 8회의 개인전과 120여회의 그룹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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