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권에 뿔 나 있지만… 한국당에 실망감도 크다”
“文 정권에 뿔 나 있지만… 한국당에 실망감도 크다”
  • 윤정
  • 승인 2020.01.1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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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TK민심 향배는…
◇ 보수 통합
‘통합 공감’ 속 명분 등 이견 탄핵문제·공천 후유증 우려
◇ 인적 쇄신
“선당후사 정신 필요한 시점 버티다 물갈이 휩쓸릴 수도”
◇ 중간 평가
한국 “25개지역 싹쓸이 전략” 민주 “개혁 내세워 地選처럼”
한국당공천1
4·15총선을 앞두고 한국당 핵심 TK지역에서 공천 물갈이 쓰나미가 임박해 몇 명의 현역의원들이 살아남을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한국당 대구·경북 신년인사회 모습. 전영호기자
신암선열공원 단체사진
민주당 대구시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인 ‘Again 2016(20대 총선)’ 재연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국립신암선열공원 합동 참배 모습. 민주당 대구시당 제공

제21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5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구·경북(TK) 민심의 향배와 총선 판도가 어디로 움직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TK의 최대 관심은 ‘자유한국당’이 이번 총선에서 싹쓸이를 통한 완승을 거둘지 아니면 4년 전처럼 더불어민주당의 약진이 재현될지 여부다. 현재 판세로선 한국당의 압승을 예상할 수 있지만 선거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어 속단하긴 이르다.

한국당 내에서 인적 쇄신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12명의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특히 PK(부산·울산·경남)에는 7명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정작 TK는 19일 불출마를 선언한 정종섭 의원 한 명에 불과해 TK가 인적 쇄신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TK 총선에서 4년 전 김부겸 돌풍을 재현하고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민주당 표심을 바탕으로 한국당 후보들을 제압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힘 있는 여당후보론’을 앞세우며 “한국당은 발목잡기와 반개혁적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집중 부각시킬 계획이다.

◇TK 정치지형···한국당 완승이냐 민주당 약진이냐

한국당은 이번 총선 TK 25개 지역구(대구12·경북13)에서 완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TK지역 선거 결과는 영남권은 물론 전체 총선 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TK 지역구는 전체 253개 지역구의 9.9%에 불과하지만 한국당 입장에서 보면 50% 이상의 가치와 중요성을 지닌다. 한국당 지지세의 진원지이자 바람 역할을 TK가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TK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강하고 특히 조국사태 때나 지난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보여준 문 대통령의 조국 옹호성 발언에 지역민들은 단단히 뿔이 나 있는 상황 등을 호기로 보고 있다.

게다가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지난 8일 인사권력을 통해 여권과 청와대를 수사했던 수사책임자들을 지방으로 좌천시키는 등 ‘내로남불’식 독선·독주를 집중 부각시킬 움직임이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한국당의 TK 일당독주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며 곳곳에서 경종이 울리고 있고 TK 의원들이 문재인 정부의 독주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실망하며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바꿔보자’라는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 의원들에 대한 실망감과 동시에 과연 TK에서 한국당 일당 체제가 올바른 모습인가에 대한 회의를 품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TK 총선 성적표 결과는 한국당 공천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현 판세와 여론으로 보면 한국당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4년 전과 같은 공천파동이 재연된다면 한국당의 압승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경쟁력이 없는 후보를 공천한다거나 지역민을 무시한 낙하산식 전략공천을 강행하고 공천결과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자가 생겨 보수분열로 이어진다면 한국당 압승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전국적인 참패에도 TK에서 간신히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기초단체장을 비롯해 많은 수의 광역·기초 의원들을 잃었고 특히 득표율에서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낄 정도로 힘든 싸움을 벌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는 있지만 탄핵 여풍이 남아있고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TK민심도 ‘일편단심’ 한국당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보수통합’ 그 불편한 진실

현재 ‘혁통위’를 통해 보수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보수가 통합해야만 총선승리를 할 수 있다는 전제와 명분이 깔려있지만 보수세력의 최대 근거지인 TK 지역민들은 다소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또 실제 통합이 이뤄질지도 미지수이며 이뤄지더라도 많은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문제를 어떻게 정리하고 가는가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유승민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새보수당이 보수통합을 위해 한국당에 줄기차게 요구해온 ‘보수재건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새집을 짓자)’ 중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문제에서 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계) 세력의 반발과 함께 TK에서 반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문제 때문에 조원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세력은 일찌감치 보수통합 논의에 손을 뗐다. 조 의원(대구 달서병)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것은 배신세력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TK지역 정치권 관계자도 “통합이 오히려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현재 예비후보자들이 사무소를 얻고 열심히 뛰고 있는데 통합이 되면 공천과 관련해 여러 잡음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새보수당과의 통합논의가 실제 통합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한 상태다. 게다가 이언주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를 향한 전진당 4.0(전진당)’이 창당했고 한국당은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에 김형오 국회의장을 선임하고 공천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으로 있어 통합성사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인적 쇄신(불출마) TK는 왜 적나

한국당은 내년 총선승리 핵심 방안으로 유력인사의 험지 출마와 함께 현역 의원 불출마 등 ‘인적 쇄신’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지역정치권에서는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인적 쇄신이 핵심이다. 핵심지역인 TK에서 불출마 선언 등 선당후사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지역민들도 “기득권을 지키려다 공천 물갈이에 휩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K 출신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도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 TK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를 촉구했다. 그는 “TK는 점점 인적 쇄신이 주요한 의제가 될 것이고 제법 시끄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PK에서는 여러 명이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유독 TK에서만 본인들이 죽기살기로 계속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TK 물갈이 쓰나미 임박···예비후보 “공천전쟁 중”

한국당이 지역구 의원 3분의 1 컷오프(공천배제)를 포함해 현역 의원 50%를 물갈이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적쇄신안에 TK 의원들은 ‘좌불안석’ 상태다.

TK 지역구 한국당 의원 19명(대구8·경북11,비례제외) 중 6명 이상이 컷오프되고 10명 이상이 공천에서 탈락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TK는 한국당의 핵심이자 텃밭으로 본선(본 선거)보다 예선(공천)이 더 중요한 곳이다. 그런 지역에서 ‘인적 쇄신’ 요구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것은 현역 의원에 대한 실망감과 피로도가 아주 높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실정에 대한 대여 투쟁에서 TK 의원들이 선봉에 서긴 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 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그 후 보수가 무너지는 상황에도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라는 반감의 표출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7일 당 안팎에서 영남권 중진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물갈이를 하랬더니 공천 때마다 국회에서는 물은 전혀 갈지 않고 물고기만 바꿨다”며 “21대 국회에서만큼은 물을 갈고 판을 갈기 위해 정치가 개혁되고 바뀌어야 한다”고 말해 대폭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 당무감사 결과 TK에서 현역 의원을 다시 뽑겠다는 여론이 전국에서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고 당보다 지지율 낮으면 컷오프된다는 말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TK 한국당 예비후보자들은 예비후보 등록을 필두로 출판기념회, 선거사무소 개소식 등 공천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대구 중남, 수성갑·을, 동갑·을, 북갑·을과 경북 경산, 고령·성주·칠곡에는 예비후보들이 대거 몰리며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틈틈이 공약을 발표하고 행사장과 재래시장·경로당·복지시설 등을 돌며 인지도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Again 2016 가능할까

21대 총선이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만큼 더불어민주당은 4·15총선에서 불모지 TK 민심까지 얻어 명실상부 전국정당으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총력을 쏟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부겸 (대구 수성갑) 의원을 필두로 홍의락(대구 북구을) 의원, 김현권(비례대표·구미을 지역위원장) 등 지역 현역의원을 교두보로 삼아 TK지역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 ‘진정한 승리’의 영광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인 민주당 돌풍을 이어가 ‘Again 2016(20대 총선)’ 재연을 성공시키겠다는 것.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김부겸 의원은 62.3%의 높은 득표율로 TK지역의 보수정당 독점 구도를 무너뜨렸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결과 민주당의 지지세를 연결시킨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칠우 대구시당위원장은 이달 초 시당 단배식에 참석해 “지난 2016년 총선 생각해보면 민주당 국회의원 한 명도 없었지만 지금은 김부겸, 홍의락 의원 비롯해 5명의 시의원과 47명 기초의원이 있다”면서 “하나로 뭉쳐 단합해 나간다면 결코 대구 시민들이 우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는 신년사를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이 지난 총선과 지선에서 당선자를 내며 약진했지만 승리를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게 지역 정가의 관측이다.

윤정·홍하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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