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스트레스? “재충전 기회죠”
명절 스트레스? “재충전 기회죠”
  • 조재천
  • 승인 2020.01.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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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 모여 전 부치기 ‘옛말’
선호음식 위주로 간단히 해결
부모 미리 뵙고 여행 떠나거나
연휴기간 내내 집에서 휴식도
“설 연휴에 아버님, 어머님이 여행을 가신다고 하셔서 저희도 가족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에요.”

살림이나 육아 등 정보를 공유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맘 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이곳에서는 “저희는 시댁에 가면 손이 많이 가는 음식 대신 갈비찜만 해서 먹어요”, “집안 어른들이 명절 때 여행 가고 싶으면 편하게 다녀오라고 하십니다”, “누가 먹는다고 전을 부쳐요. 이제는 한 끼 식사 때만 모여서 외식해야지” 등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글도 눈에 띄게 사라졌다.

요즘 들어 예전과 다른 명절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온 가족이 한데 모여 전을 부치던 풍경은 미리 음식을 준비해 가거나, 만든 음식을 사서 나눠 먹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신정에 양가를 찾아 새해 인사를 하고 구정 연휴에 여행을 떠나는 가족도 많다.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이다.

대구 북구 동천동에 사는 주부 이 모(37) 씨는 “결혼 초반에는 설이나 추석 때마다 시댁과 친정을 찾아 명절 분위기를 냈지만, 요즘에는 양가 어른들이 편한 시간에 와서 밥이나 한 끼 하고 가라고 하신다”며 “며느리 입장에서 시댁 어른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고마울 따름이다. 설 전에 어른들을 찾아뵙고 이번 연휴에는 집에서 푹 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명절은 농경 사회에 기반한 문화다. 하지만 지금은 삶의 환경이나 조건이 크게 바뀌었다”며 “근래의 명절 분위기는 세상이 빠르게 돌아가고, 사람들의 의식이 크게 바뀐 걸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현대에 일어나는 하나의 현상이고, 문화의 변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명절을 앞두고 시끌벅적하던 전통시장의 모습은 이제 보기 힘들다. 대형 마트나 서문시장 등 일부 큰 시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명절 대목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 18일 오후 동구 지저동에 있는 한 시장은 주말이지만 한산한 모습이었다. 시장에는 40개가 넘는 점포가 있지만 지나다니는 사람은 5명이 채 안 됐다. 사람들의 소비 행태가 변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지만, 명절 특수를 기대하던 상인들은 울상이다.

이곳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명절 분위기가 안 난다. 보다시피 시장 자체도 죽었다"며 "설 연휴가 코앞이라 손님이 좀 늘기는 했지만 예전만 못하다. 인근에 대형 마트, 식자재 마트가 들어서면서 시장을 찾는 사람 자체가 확 줄었다. 이제는 명절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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